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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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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및 버스기사 폭행 전력, 추신수와의 혈연 관계까지…각종 논란 속에 SSG 2군 사령탑 맡은 박정태 감독, 24일 만에 자진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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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전력에 SSG 구단주 보좌역을 맡은 추신수의 외삼촌으로 혈연에 의한 인사가 아니냐는 등의 각종 논란 속에 SSG 랜더스 퓨처스(2군) 사령탑에 취임한 박정태(55) 감독이 결국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SSG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 전 감독의 퓨처스 감독 사퇴를 밝히며 “이번 퓨처스 감독 선임과 관련해 팬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향후 구단은 KBO리그와 팬분들의 눈높이에 맞는 감독 선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전 감독도 “선임 이후 팬분들과 야구 관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다. 현장으로 복귀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고, 이와 관련된 문제로 팬과 구단에 심려를 끼쳐드리고 싶지 않다. 향후 낮은 자세로 KBO리그 발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해 보겠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현역 시절 롯데를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활약한 박 전 감독은 ‘악바리’라는 별명을 얻으며 롯데팬뿐만 아니라 모든 야구팬들에게 사랑을 받은 레전드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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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현역에서 물러난 뒤 2005년부터 캐나다로 건너간 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산하 싱글 A팀인 밴쿠버 커네이디언스의 타격 및 주루코치로 선임되면서 2년간 지도자 연수를 받았고, 2007년 롯데로 돌아와 2군 타격코치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KBO리그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9년엔 롯데 2군 감독으로 승격됐고, 2012년 롯데 1군 타격 코치를 끝으로 현장에서 물러났다.

오랜 기간 야인으로 있던 박 전 감독은 지난해 12월31일 SSG의 2군 감독으로 선임돼며 13년 만에 프로야구 판으로 복귀했다.

그의 복귀에 환영보다는 비판 여론이 더 컸고, 각종 논란이 불거졌다. 가장 큰 것은 음주운전 전력이었다. 지난 2019년 1월 주정차가 금지되는 횡단보도 위에 차를 세워두고 대리기사를 기다리다 박 전 감독의 차량 때문에 진입이 어려워진 버스기사가 차량을 치워달라고 하자 언쟁이 붙었고, 버스에 올라타 폭언과 폭행, 운전대를 잡는 등의 난동을 부렸다. 한때 롯데를 상징했던 스타 출신인 그의 난동은 사회면을 채웠고, 결국 법원은 그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감독이 2019년 1월 사건을 포함해 세 차례나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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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BO리그는 음주 운전에 삼진아웃제를 적용하고 있다. 적발시 혈중 알콜농도 기준으로 면허정지는 70경기 출장정지, 면허취소는 1년 실격, 2회 적발 시 5년 실격, 3회 적발 시 영구 실격이 된다. 메이저리그에서 음주운전으로 뛰기 힘들어진 강정호가 KBO리그에 복귀하려고 할 때도 음주 적발 처벌 규정이 강화되기 전에 3차례 적발됐다는 이유로 복귀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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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감독의 선임이 논란을 낳자 SSG는 “지난 이슈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그로 인해 변화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야구에 대한 절실함을 느끼고, 장점들이 부각되면서 구단 기준에 부합하는 역량 있는 지도자로 판단했다”고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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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감독이 지난 시즌을 마치고 현역에서 은퇴한 뒤 SSG 구단주 보좌역 및 육성 총괄에 선임된 추신수(42)의 외삼촌이라는 사실은 논란을 더욱 키웠다. 박 전 감독의 2군 감독 선임에 추 보좌역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시선이 있었다. SSG는 추 보좌역이 그 자리를 맡기 전부터 박 전 감독의 2군 감독 선임과 관련된 절차가 진행됐다며 항변했지만, 팬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박 전 감독이 SSG와 그 전신인 SK와 별다른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KBO리그 현장에서 떠난지 13년이 됐는데도 갑작스레 SSG의 2군 감독을 맡는 것은 추 보좌역과의 혈연이 연관되었을 것이라는 시각이 컸다. 팬들의 여론과 시선은 싸늘하기만 했다.

각종 논란에도 박 전 감독은 이달 2일 시무식과 함께 업무를 시작했지만, 지난주 SSG에 “더는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먼저 자진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SSG는 “조금만 더 고민해보자”고 했지만, 23일 최종적으로 박 전 감독과 계약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박 전 감독 선임 24일 만이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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