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애플의 문제점은 중국, AI 부진, 법률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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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다른 참석자와 웃고 있다. 2025.01.20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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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애플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100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애플의 주력인 아이폰 매출에 부정적일 것이란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매그니피센트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 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은 경기 둔화에도 버틸 방어주이지만, 최근 하락세는 대부분 한 회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애플의 주가는 23일 종가 기준 223.66달러로, 지난해 크리스마스(24일) 이후 15.8% 빠졌다. 그러면서 FT는 애플의 하락세 배경 중 하나로 '중국 리스크'를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틀째인 지난 21일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이 중국에서 시작돼 멕시코·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도 최대 60%의 대중국 관세 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은 약 90%가 중국 내 공장을 둔 협력사(폭스콘, 페가트론 등)에서 생산되고 있다. FT는 "트럼프로 인해 아이폰은 관세를 면제받지 못할 확률이 높다"면서 아이폰 가격 인상 및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 내 아이폰 인기도 빠르게 식고 있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점유율 17.1%로 3위에 머물렀다.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되는 4분기에 애플이 중국 내 1위를 놓친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1위는 화웨이(18.1%)가, 2위는 샤오미(17.2%)가 차지했다. 멍멍 장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현지 시장에서 화웨이가 선두를 차지한 것은 미국의 제재 이후 처음"이라며 중국 내 '애국 소비' 흐름을 주목했다.
이에 미국 증권사 제프리스(Jefferies)는 21일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에디슨 리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수요 감소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며 2025회계연도 1분기와 2분기 연속으로 관련 매출이 시장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FT는 애플의 약점으로 'AI(인공지능) 역량의 열세'와 '법률 리스크'를 꼽았다. FT는 "소비자들은 애플의 AI스마트폰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AI 기술이 안드로이드 진영에 뒤처지고 있다는 인식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부문 최대 경쟁자인 삼성전자가 22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언팩 행사에서 더 진화한 AI폰 '갤럭시S25 시리즈'를 내놓은 것과 대조되는 장면이다.
FT는 또 "법률 리스크는 가장 심각한 위협일 수 있다"며 미 법원의 구글 '검색시장 독점' 판단을 언급했다. 애플이 다년간 구글의 검색엔진을 자사 브라우저인 '사파리'의 기본 검색으로 설정하고, 구글로부터 검색광고 수익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FT는 "애플은 연간 160억달러 이상을 받아왔다"며, 이 수익이 줄거나 사라지면 애플에 타격이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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