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제치고 마은혁 부터 챙긴 헌재, 논란만 불지폈다

최상목 대행, 헌법재판관 3인 임명 안한 것 놓고
헌법재판소, 내달 3일 위헌 여부 결정
한덕수 탄핵 위헌 여부 건너뛰고 최상목 결정 따지기 논란
헌재 '셀프임명' 논란에 '野 추천 헌법재판관' 챙기기 의혹
법조 일각 "尹 탄핵인용 결정 가능성 높이려는 의도"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변론에 출석한 모습. (헌법재판소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 위헌인지를 놓고 헌법재판소가 설 연휴 직후인 내달 3일 결정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 의결정족수 논란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헌재가 이를 무시하고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부터 챙긴 것은 '셀프임명' 논란은 물론, '야당 추천몫 헌법재판관 챙기기' 의혹만 불거지게 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헌재가 진보성향 판사 연구 모임인 '우리법 연구회' 출신 헌법재판관 보강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인용 결정 가능성을 더 높이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헌재는 24일 법무법인 도담 김정환 변호사가 제기한 '헌재 재판관 임명권 불행사 부작위 위헌확인' 헌법소원에 대한 심판을 내달 3일 선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한덕수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를 강행한 과정에서 탄핵소추 의결정족수가 재적 과반수(151명 이상)인지, 재적 3분의 2(200명 이상) 이상 인지에 대한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상목 부총리 결정의 적법여부를 따지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상목 대행이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을 임명하지 않는 것이 위헌인지를 헌재가 결정하기로 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최 대행은 여당 추천 조한창, 야당 추천 정계선 재판관은 임명했으나 같은 야당 추천 마은혁 후보자에 대해선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임명을 보류했다.

헌재의 이같은 결정에 판사 출신이자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은 SNS를 통해 "헌재는 최상목 대행이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것이 위헌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과연 한덕수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가 적법했는지와 관련 탄핵소추 가결선포행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먼저 결정해 선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덕수 대행의 탄핵소추가 위헌인지를 가리지 못한 상황에서 한덕수 대행 이후 권한대행을 맡은 최상목 대행의 결정의 위헌 여부를 따지는 것은 올바르지 않은 처사라는 것이다.

김향훈 변호사도 "헌재는 지금 재판관들의 이념적인 분포에 영향을 미칠 권한쟁의심판 사건을 최우선으로 결정하려고 서두른다"면서 "이 사건은 헌재가 신속히 결정해야 하는 게 아닌데도 그(마은혁 후보자)를 보충해서 재판관의 구도를 바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인용결정의 가능성을 더 높이려는 의도가 분명히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야당에서 헌법재판관 후보로 추천한 마은혁 후보자의 경우, 여당에서 극진보성향 판결 등을 비롯해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란 점에서 정치적 성향을 지적해왔다.

실제 마은혁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 합류하게 되면 9명 중 6명이 우리법 관련 재판관으로 채워져, 윤 대통령 탄핵인용 요건을 갖추게 된다.

심규진 스페인 IE대 교수는 "헌재가 마은혁을 불러들이려는 것은, 역설적으로 우리법 카르텔의 마음이 급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에서도 이미 속내를 드러냈기에 마은혁 같은 확실한 탄핵 지지자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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