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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6 (일)

양손 가득 선물 '고향 앞으로'…황금연휴 귀성객‧여행객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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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아빠 만나러"…기차역‧버스터미널 귀성행렬
"속 시끄러우니 차라리 여행"…가족‧친구 손잡고 공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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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찾은 역귀성객이 선물 꾸러미를 들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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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인지·조채원·이다빈·송호영 기자]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4일 고향을 가는 귀성객들이 들뜬 발걸음을 옮겼다.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6일 간 '황금연휴'가 생기면서 고향 대신 친구와 연인끼리 여행을 선택한 시민들도 많았다.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행 매표소 앞에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50대 A 씨는 유리 가림막 너머 직원에게 "여수 가는 가장 빠른 표를 달라. 화장실 갈 시간만 있으면 된다"며 발을 굴렀다. 무인발권기에서도 버스표 구매가 이어졌다. 80대 아버지와 동행한 40대 남성은 "내가 알려줄게"라며 앞장서 표를 결제했다.

대합실은 버스 탑승 시간을 기다리는 시민들도 북적였다. 대합실 의자는 빈틈이 없었다. 300여명의 시민들은 카페에서 구매한 음료를 홀짝이며 시계와 티켓을 번갈아봤다. 곳곳에 마련된 충전기에 휴대전화를 꽂은 채 보거나, 책을 읽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저마다 손에는 건강식품 선물세트와 꽃다발, 금색 보자기에 싼 상자, 케이크, 제과점 종이봉투 등이 들려있었다.

탑승 시간이 임박하자 아이에게 멀미약을 챙겨 먹이는 부모도 있었다. 박수남(47) 씨는 딸에게 짜 먹는 멀미 방지약을 건네고 "알약이 더 낫냐"고 물었다. 약을 먹인 뒤에는 껍질 깐 귤 조각을 건넸다. 박 씨는 "한 달 만에 아빠를 만나러 딸들이랑 셋이 전북 익산으로 간다. 연휴를 앞두고 설레는 마음"이라며 버스 탑승을 위해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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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찾은 역귀성객이 선물 꾸러미를 들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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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서울 중구 서울역에도 캐리어와 짐을 한 아름 든 시민들이 분주한 걸음을 재촉했다. 곳곳에 의자가 마련됐으나, 자리가 없어 캐리어를 세워두고 서 있는 시민들이 많았다. 의자에 앉은 시민들은 역에 마련된 TV와 휴대전화를 바라보면서도 간간이 열차 시간이 적힌 전광판으로 시선을 돌렸다.

열차 탑승에 앞서 간단히 샌드위치나 햄버거로 식사를 때우는 시민들도 있었다. 패스트푸드점은 외곽까지 주문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줄이었다. 은박지를 벗겨 김밥을 먹는 시민도 있었다. 연휴를 맞아 거꾸로 집에 돌아가는 할머니도 있었다. 60대 강경희 씨는 "집이 포항인데 서울에 있는 5살짜리 손주를 보러 와있었다"며 "이제는 집으로 가려고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연휴가 끝나면 다시 서울로 올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긴 연휴를 맞아 삼삼오오 친구와 함께 여행을 선택한 이들도 있었다. 민설빈(25) 씨와 윤예지(23) 씨, 송유진(23) 씨는 상기된 표정으로 서로 재잘재잘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경주에 2박3일 여행할 예정"이라며 "날짜를 맞춘 이후 다음주 월요일이 임시공휴일이 돼 더 편해졌다"고 안도했다. 이어 "놀이동산과 첨성대에 들를 예정이고 맛있는 걸 많이 먹는 '돼지파티'를 할 예정"이라며 "올해 소원은 남자친구가 생기는 것과 대통령 탄핵"이라고 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역시 설 선물을 들고 전국 곳곳으로 이동하는 인파들로 가득했다. 오가는 시민들은 맨투맨이나 트레이닝복, 모자 등 편안하고 가벼운 차림이었다. 이들은 주황색, 회색, 파란색 등 다채로운 색의 캐리어와 배낭을 맨 채 잰걸음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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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조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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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를 맞아 본가로 향하는 대학생도 있었다. 대합실 의자에 앉아있던 하경민(22) 씨는 "고향 안동에 내려간다. 서울에 있는 대학교 기숙사에 살고 있어 본가 방문은 한 달 만"이라며 "집에 가서 가족들과 전도 부쳐 먹고, 마라탕 먹고, 고기도 구워 먹는 등 맛있는 걸 많이 먹고 싶다. 요즘 피곤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잔다. 얼른 본가에서 편히 자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의 손을 잡고 긴 여행을 떠나는 아이들은 칭얼대기도 했다. 기차를 타러 가던 50대 여성은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는 아이를 향해 "조금 이따 더 맛있는 걸 먹자"고 달랬다. "할아버지 보고 싶다"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부모의 모습도 보였다.

청량리역 승강장은 잔잔한 노래와 함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설 연휴 보내세요"라는 방송이 나왔다. 기차 시간에 쫓긴 한 시민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에서 캐리어를 우당탕 부딪히며 뛰어내려 갔다. 그는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안동행 열차가 오는 승강장으로 뛰어갔다.

공항에는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떠나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탑승수속 A구역에는 40여명이 수속을 위해 대기했다. 3~4인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줄을 서 걸음마다 캐리어를 끌고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부모와 함께 기다리던 아이는 지루한 듯 자리에 주저앉아 뒹굴었다.

둘만의 첫 해외여행을 떠나는 남매도 있었다. 20대 오모 씨는 "남동생이 성인이 된 기념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면서 "첫 해외여행 장소는 일본 오사카"라고 소개했다. 오 씨는 "황금연휴라 표 구하기가 쉽지 않아 4개월 전에 미리 표를 샀다"면서 "요새 사회에 여러 가지 사건이 많아 속이 시끄러워 빨리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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