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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1 (화)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부끄러운 줄 알라” “폭동 옹호”…싸늘한 민심 마주한 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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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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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가 설 연휴를 앞두고 고향길에 오른 시민 배웅 길에서 12·3 내란사태 이후 싸늘해진 민심을 제대로 확인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서울역을 찾아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에게 “즐거운 설 명절 보내라”며 배웅 인사를 건넸다. 서울역은 대구와 경북, 부산, 울산 등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향하는 경부선이 출발하는 곳이다. 국민의힘은 명절마다 서울역에서 귀성 인사를 했다.



권 비대위원장 등은 시민들에게 팸플릿을 전달하며 “어려운 민생을 더욱 꼼꼼히 챙기고 국제정세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우리 경제가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함께한 의원들 역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국민을 힘차게, 경제를 힘차게’라는 문구가 쓰인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을 배웅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시민 일부는 “이미 끝났다” “부끄러운 줄 알라. 당신이 국회의원이냐”고 비판했다. 의원들의 인사를 받지 않고 지나치는 시민도 있었다. 한 상인은 “나라가 이렇게 힘든데 왜 남의 가게 앞에서 이러느냐”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시민은 “대통령이나 지키지 여기와서 뭐하느냐. 대통령이나 지키라”며 “민주당보다 더 나쁜 놈들”이라고 소리쳤다.



이날 서울역에선 해병대예비역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 등이 국민의힘을 겨냥해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 10여명은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을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내란세력 몰아내야 한다” “폭동 옹호세력 해체하라” “내란 빨갱이” 등의 구호가 터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해병대 예비역으로 보이는 한 시민은 “국민의힘이 대한민국을 죽이려 했다. 대한민국을 엎고 시민들을 억압하려 했다. 폭동을 일으켰다”고 외치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자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XXXX들”이라고 혼잣말 하는 듯한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 등에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김 의장은 한겨레에 “역사 안에 다른 시민들도 많은데 진보 당원들이 소리를 지르길래, ‘시끄럽다’고 이야기 한 것이지 욕설을 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소란이 커지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귀성 인사를 시작한 지 20분도 채 되지 않아 서둘러 서울역을 떠났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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