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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8 (토)

다가오는 개혁의 시간…유승민 체육회장 당선인 "체육계 개선" 강조[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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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뿐 아니라 선수·지도자 등 현장도 행복해야"

"지방체육·학교체육 구조적 개선과 재정 자립 중요"

뉴시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RSM스포츠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1.24. scch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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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윤서 기자 = 대한체육회를 이끌 새 체육 대통령이 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이 한국 체육의 개혁을 위해 체육계 예산, 행정 등 개선의 의지를 강력히 표했다.

유승민 당선인은 24일 서울 서초구 RSM 스포츠 사무실에서 진행한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문회체육관광부와 관계가 좋지 않아서 예산 1200억원이 날아갔다. 싸우는 것이 답이라고 볼 수 있는가. 그런 편향적인 사고부터 바꿔야 한다"며 "체육계 예산과 행정을 위해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 체육계가 진정으로 변화를 주도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8년 동안 대한체육회장직을 맡은 이기흥 회장은 주무 부처인 문체부와 여러 체육 정책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재임 기간에는 횡령, 배임 등 각종 비위 혐의가 수면 위로 드러나며 문체부로부터 직무 정지 통보를 받기도 했다.

이기흥 회장이 이끈 대한체육회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 역시 곱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체육계에서 가장 투명해야 하는 기구가 부패와 불공정의 상징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 당선인은 "몇 가지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는데, 대한체육회 안에서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동안 일방적으로 한 방식만 추구했던 것 같다"면서 "직원들이 많이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취임 후 문제의 소지를 면밀히 관찰해 개선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나는 합리적인 리더이지만, 한편으로는 단호하다. 체육과 관련된 일이라면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을 모두 동원해 이기겠다. 이긴다는 것은 내 자존심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체육계 예산을 늘리고 행정을 개선하며 체육인들이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무작정 싸우기보다는 상황에 맞는 방식과 전략으로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RSM스포츠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24. scch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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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유승민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대한체육회장으로서 해야할 일과 신경 쓸 사안이 더 많을 것 같은데.

"국민의 관심이 높고, 체육인들이 바라보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 현안들을 신경 쓰고 해결하려 한다."

-선거에서 이기흥 회장을 이겼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자신감을 갖고 선거에 임하지만, 결과는 누구도 확신 못 한다. 선거 준비 과정에서 열심히 했고, 많은 체육인과 진심을 담아 소통했다. 결과는 하늘에 맡겼다. 지금 체육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어서 당선됐을 때 기쁘기보다는 다시 체육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무거웠다."

-당선 후 체육인들과 만나 활발하게 소통했는데 주로 어떤 이야기 나눴나.

"감사한 분들께 인사를 드렸다. 당선 후 많은 축하 전화와 문자를 받고 있는데, 체육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고 더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주셨다."

-2024 파리 올림픽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딴 후 작심 발언을 한 안세영을 보고 어땠는지.

"파리에 갔을 때 안세영 선수를 만나보진 못했다. 집행부만 행복하게 행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 지도자 등 현장에 있는 체육인들도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이제는 선수가 본인의 주장이나 의견을 가감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집행부는 현장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행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

-축구협회, 배드민턴협회 등 여러 사태를 봐왔는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계획을 갖고 있는지.

"종목별 자율성과 독립성이 있다. 대한체육회가 종목별로 제도를 구성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대한체육회가 갖고 있는 체육 거버넌스 측면에서 보면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야 하는 것은 맞다. 종목별로 갖고 있는 독립성과 규정들이 있기 때문에 공정성과 투명성이 저해된다면 대한체육회에서 권고하고 가이드를 줄 순 있다. 지금 상황에서 대한체육회가 깊숙이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학교체육이 무너졌다고 했는데 해결책은.

"학교 운동부와 스포츠클럽에 더 많이 지원해야 한다. 내가 운동했을 때만 해도 학교 운동부 감독을 하고 싶어서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학교 운동부는 갈수록 침체되고 있고, 운동부를 육성할 만한 명분도 약해지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스포츠 활동을 하나씩은 의무적으로 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취미가 아닌 특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능력이 발전하면 전문 선수가 되는 등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도 있다."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유승민 당선인,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 당선인이 주요 단체장에 오른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뛰어나고 훌륭한 행정가 분들과 호흡을 맞추게 돼 기대감이 높다. 3명의 단체장과 장미란 문체부 차관, 임오경 의원, 진종오 의원까지 총 6명이 금메달리스트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팀워크를 다지면 잘 할 수 있다고 본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체육회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서 신선하다고 보실 것 같다. 나는 8살 때부터 선수, 지도자, 행정가 등 남들보다 다양한 경험을 했다. 바흐 IOC 위원장님도 금메달리스트 출신답게 멋진 행정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계신다."

-배드민턴협회장으로 체육인 선배 김동문 후보가 당선됐는데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전화 통화를 나눴다. 앞으로 잘 해보자고 말씀하셨다. 김동문 당선인도 어려운 시기에 회장직을 맡게 됐다. 대한체육회 예산이 많이 삭감됐고,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상태인데 배드민턴협회도 마찬가지다. 같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배님이시다. 긴밀하게 호흡하며 공감대를 형성해보겠다."

-지방체육회장들은 만나 봤는지.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많이 말씀하셨다. 지방체육회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주셨다. 그동안 인터뷰를 할 때 지방체육, 학교체육이 중요하다고 강조를 많이 했는데, 빠르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

-문체부와 관계 회복은 방안은.

"문체부와 관계가 좋지 않아서 예산 1200억원이 날아갔다. 싸우는 것이 답이라고 볼 수 있는가. 그런 편향적인 사고부터 바꿔야 한다. 체육계 예산과 행정을 위해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 체육계가 진정으로 변화를 주도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나는 합리적인 리더이지만, 한편으로는 단호하다. 체육과 관련된 일이라면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을 모두 동원해 이기겠다. 이긴다는 것은 내 자존심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체육계 예산을 늘리고 행정을 개선하며 체육인들이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무작정 싸우기보다는 상황에 맞는 방식과 전략으로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체육회의 자립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예산을 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이러한 부분들 때문에 지방체육을 강조한 것이다. 구조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대한체육회가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변화가 없다. 국회와 문체부, 유관 기관들의 협조를 통해 만들어야 한다."

-IOC 위원에 도전할 생각이 있는지.

"아직 생각은 못 해봤다. 국내에서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많아서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 많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취임 초기가 중요하다. 업무에 집중해야 해서 아직 구체적인 생각은 없다."

-하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할 계획인가.

"우리가 도전하는 것은 아니고,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유치 신청을 하는 것이다. 서울과 전북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치 후보 도시들과 잘 협력해서 준비해야 한다. 이미 준비를 하고 있다."

-임기 내 이루고 싶은 것은.

"지방체육과 학교체육의 구조적인 개선을 이뤄야 하고, 재정 자립도 중요하다. 그리고 많은 종목이 있는데, 불균형이 심하다. 종목 간 균형을 맞추는 작업도 해야 한다. 생활체육의 경우 시니어 생활체육인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 탁구에는 '라지볼'이라는 시니어 스포츠 종목이 있다. 종목이 조금 더 다양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

-어떤 체육회장이 되고 싶은가.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어서 굉장히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선수 시절에도 그랬듯이 부담감을 이겨내는 강한 정신력과 체력이 있다. 앞으로 많은 도전 과제들이 있지만, 체육인 여러분과 힘을 모은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부지런하고 일 잘하는 체육회장'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onotforge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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