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내려가면 기준 금리 내릴 수 있다고 주장
동시에 29일 연준 금리 결정 앞두고 금리 인하 촉구
"적절한 시기"에 연준 파월 의장과 논의하겠다고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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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부터 기준 금리 인하를 요구했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재차 인하를 주장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논의할 예정이라며 유가가 떨어지면 물가 하락으로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매체 CNBC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23일 스위스 동부 그라우뷘덴주 다보스에서 열린 제55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 총회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그는 화상 연설에서 "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내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내려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바로 끝날 것이다. 지금은 유가가 전쟁이 계속될 만큼 높다. 유가를 끌어내려야 한다. 그러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연준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나는 금리를 즉시 내리라고 요구하겠다.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금리를 내려야 한다. 우리를 따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트럼프는 미국 백악관에서 여러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또 다시 유가와 금리를 언급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얼마나 내려갔으면 좋겠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많이”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유가가 내려갈 것인데, 유가가 내려가면 미국인들에게, 사실 전 세계에 모든 것이 저렴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면 물가상승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고, 자동으로 금리가 내려갈 것이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연준이 자신의 주장대로 금리를 내릴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그 이유에 대해 "내가 그들보다 금리에 대해 더 잘 잘고, 그 결정을 주로 내리는 사람보다 더 잘 알기 때문이다"라며 "그들의 안내를 많이 받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사실을 알릴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파월과 금리 인하 논의 가능성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그렇게 할 것이다"고 답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4.25~4.5% 구간이다. 연준은 지난달까지 3회 연속 금리를 내렸지만 올해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기존 4회에서 2회로 줄였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9%로 약 5개월 만에 가장 높았으며 시장에서는 트럼프 2기 정부의 고관세 정책으로 추가적인 물가상승을 걱정하고 있다.
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달 10일 투자자 보고서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주기가 끝났으며 장기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다음 행보가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이달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금리를 결정하며 현재 동결이 예상된다. 2기 정부에서 대규모 재정 지출을 예고한 트럼프는 기준 금리를 낮춰 이자 비용을 아껴야 정부를 운영할 수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8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연준 금리 결정과 관련해 최소한의 발언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많은 돈을 벌었고, 매우 성공적이었다. 나는 많은 경우 의장 등 연준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나은 직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파월의 행보를 비난했다. 파월의 임기는 2026년이며 트럼프는 앞서 파월의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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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당시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왼쪽)가 제롬 파월을 새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지명자로 소개한 뒤 이동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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