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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6 (일)

韓 배드민턴 새 회장 선출, 그러나 거센 후폭풍 불가피 "선거 무효 소송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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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배드민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동문 원광대 교수가 23일 대전에서 열린 제32대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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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파리올림픽 당시 안세영(삼성생명)의 작심 발언 이후 뜨거운 관심을 모은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선거가 우여곡절 끝에 일단 마무리됐다. 복식 전설 김동문 원광대 교수(50)가 당선됐다.

김 교수는 23일 대전 동구 호텔선샤인에서 열린 제32대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선거에서 유효표 154표 중 64표를 얻어 43표의 김택규 현 회장을 21표 차로 제쳤다.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전경훈 회장이 39표, 대구배드민턴협회 최승탁 전 회장이 8표로 뒤를 이었다.

역대 2번째 경선에서 승리한 김 당선인은 다음달 초 정기총회부터 4년 임기에 들어간다. 4년 전 첫 경선에서 당선된 김 회장은 재선이 무산됐다.

김 당선인은 올림픽에서 복식에서만 금메달 2개를 따낸 레전드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길영아 현 삼성생명 감독과 혼합 복식,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하태권 전 요넥스 감독과 남자 복식 우승을 합작했다.

또 김 당선인은 지난 1997년부터는 나경민 한국체대 교수와 혼합 복식에 나서 국제 대회 70연승과 14개 대회 연속 우승 등을 일궈냈다. 둘은 2005년 결혼해 아들과 딸을 낳는 등 대표적인 '셔틀콕 부부'로 금슬을 과시했다.

이번 선거에서 김 당선인은 생활 체육과 전문 체육의 동반 성장을 기치로 세웠다. 지도자 처우 개선을 위한 기금운영본부 설치, 생활 체육 및 학교 체육 발전, 국가대표 권익 신장 등을 공약으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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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배드민턴협회 김택규 회장.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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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선거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재선이 무산된 김 회장이 선거 무효 소송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23일 투표 결과에 대해 "김동문 당선인에게 연락이 와서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넸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선거는 애초부터 명백한 규정 위반 속에 진행이 됐기 때문에 무효 소송을 변호사에게 의뢰했다"고 밝혔다.

당초 김 회장은 지난 8일 협회장 선거운영위원회의 후보 결격 공고로 회장 선거에 후보로 등록하지 못했다. 선거위는 당시 오재길 위원장 명의로 "김 회장이 공금 횡령 및 배임 등으로 입건되었고, 보조금법 위반으로 협회에 환수금 처분을 받게 하고, 문체부로부터 해임 권고를 받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선거 관련 규정 제15조(후보자 등록) 규정에 따라 후보자 결격 사유를 심사한 바 회장 후보 결격자임을 공고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안세영의 대표팀 운영 비판 발언 등으로 협회를 사무 검사해 김 회장에 대해 횡령·배임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김 회장의 해임, 사무처장의 중징계 등도 건의했다.

하지만 협회는 보조금법 위반 등과 관련해 적법한 절차였다며 문체부에 이의를 신청해 의견 다툼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다. 또 김 회장은 경찰 수사 중으로 아직 사법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후보 자격 박탈은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대한체육회 실무자도 협회 선거위의 무리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회장은 지난 9일 법원에 '후보자등록무효결정 효력정지등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지난 13일 오 위원장을 비롯해 선거위원 3명이 위원 결격인 것으로 밝혀졌다. 모두 정당인으로 애초부터 선거위원 자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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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법원 판결에 따라 김 회장은 후보 자격을 되찾았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판사 김정민·강석규·김승현)는 15일 "김택규 현 회장에 대하여 한 협회의 제32대 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 무효 결정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이 제32대 회장 선거에서 회장 후보자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선거위 결정도 규정을 잘못 적용했지만 "선거위 구성에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초 16일이었던 선거는 23일로 연기됐다. 이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법원 판결에 따르면 선거위가 결정한 선거일과 선거인단 등 제반 절차가 무효하다는 해석이 가능했지만 협회 이사회는 해촉되거나 물러난 3명 선거위원을 다시 충원해 선거 강행을 밀어붙였다.

김 회장은 기호 추첨에 참여하지도 못한 데다 선거 운동 기간도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절반도 되지 않았지만 선거에 참여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선거 참여 의사 입장을 밝히면서도 "선거위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묵과할 수 없기에 강력한 법적 대응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법적 공방 등 후폭풍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지난 8일 선거위 결정에 대해 "내가 변호사라 책임을 지겠다"고 했던 오 위원장 등 선거위원들에 대한 소송도 제기될 전망이다. 지난해 엄청난 파문을 겪었던 한국 배드민턴이 회장 선거에 따른 후폭풍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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