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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0 (월)

민주, 줄탄핵 청구서 돌려받나…이진숙 복귀가 심란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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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연속 기각 시 정당지지율 역풍 우려

헌법재판소가 23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기각한 가운데 연이은 국무위원 탄핵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이후 민주당 탄핵 카드를 활용해 돌파하고자 했지만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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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이 기각되면서 직무에 복귀하게 된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방통위원장 탄핵심판 청구 사건 선고를 마친 뒤 대심판정을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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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은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직무 복귀하는 이 위원장은 경거망동 말라"라며 "이번 헌재 판결은 이진숙 파면을 기각한 것이지, 방송장악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만약 이 위원장이 또다시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같이 2인만으로 불법적인 직무에 나설 경우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과방위원들은 헌재 결정의 함의를 강조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부는 복잡한 심경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 직후 헌재 판결을 묻는 기자들에게 "안타깝고 유감이라는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재의 결과를 존중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복합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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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이 기각되면서 직무에 복귀하게 된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방통위원장 탄핵심판 청구 사건 선고를 마친 뒤 대심판정을 나오고 있다.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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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 복귀는 민주당의 지지율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보수 성향의 여론조사 응답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상황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위험신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기자회견에서 지지율 하락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 뜻이니 겸허하게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은 이 위원장 복귀로 이어진 헌재 결정을 정치적인 호재로 보고 적극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위원장 탄핵 기각으로 '이재명 세력'의 탄핵 남발, 입법 독주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비판에 열을 올렸다.

정치권에서는 헌재의 이번 결정이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청구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하고 있다. 헌재가 다른 탄핵 사건에서 기각 결정을 이어간다면 이는 여론은 물론이고 정국의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탄핵 이후 보여준 민주당의 대응에 중도층은 자신들이 중시하는 민주, 법치 등의 가치가 훼손됐다고 느낀다"고 지적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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