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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우리가 몰랐던 배우 송혜교(43)의 새로운 얼굴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로맨스 퀸'으로 사랑 받던 그가 'K-오컬트' 장르의 '뉴페이스'로 떠올랐다.
24일 개봉한 '검은 수녀들'은 지난 2015년 개봉한 '검은 사제들'의 스핀오프다.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두 수녀가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로, '해결사', '카운트'를 연출한 권혁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송혜교는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이후 '검은 수녀들'로 11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그는 "작품에 임할 때마다 항상 최선의 것을 해내려고 노력한다. 모든 배우들이 그럴 거다. 작품을 모니터링 할 때 본인 연기가 완벽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잘 없을 거다. 영화에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담겨있지만, '아 이 부분에서는 내가 조금 더 잘할 걸'하는 아쉬움도 남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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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만큼, 차기작 선택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묻자 "'더 글로리'로 장르물을 처음 도전해 봤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재미를 봤다. 그다음에는 어떤 다른 장르를 연기할지, 또 내 모습이 어떨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더라. 그 이후로도 장르물 위주의 시나리오를 찾아보느라 힘들었다. 배우 입장에선 작품이 잘 될 때도 있고 잘 안 될 때도 있는데, 스스로 부족한 점을 되돌아보고 대중이 어떤 연기를 선호하시는지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송혜교는 극 중 소년을 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의식을 준비하는 유니아 수녀 역을 맡았다. 그는 이 작품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유니아 수녀는 나라면 할 수 없는 강인하고 용감한 선택을 하는 여성이라 멋있었다. 수녀님이기 전에 사람 아닌가. 큰 용기를 갖고 행동으로 바로 옮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멜로 장르 위주로 많이 해왔는데, 사랑과 이별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크게 봤을 땐 딱 하나이지 않나. 그런 걸 표현함에 있어서 너무 오랫동안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니까 나도 그렇고 보시는 분들도 지루함을 느끼셨을 것 같다. 연기하는 사람도 재미가 없는데, 보시는 분들은 당연할 거다. 그러다가 '더 글로리'를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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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은 수녀들' 스틸. 사진 제공=NE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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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달리, 영화에서는 화장기가 거의 없는 얼굴로 수녀복을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송혜교는 "수녀 분들이 항상 베일을 쓰시는지가 궁금했는데, 주무시기 직전까지 쓰신다고 하더라. 그런 점들이 놀라웠다"며 "촬영할 땐 계속 베일을 쓰고 있다 보니 준비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 편했다. 수녀복을 입으면 뭔가 캐릭터에 장착된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멜로를 촬영할 때와는 가장 큰 차별점도 짚었다. 송혜교는 "장르물을 찍을 때는 반사판을 아예 안 해주시더라. 영화에 맞게 톤을 조절해 주셔서 역할에는 잘 어울렸던 것 같다. 40대에 접어들면서 외모로 승부를 볼 나이는 지났다고 생각해서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그래도 광고 촬영과 공식 석상에서는 예쁘게 보이기 위해 빡세게 꾸미는 편"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검은 수녀들'을 통해 생애 첫 흡연 연기에 도전한 소감도 전했다. 송혜교는 "평소 술은 마시는데 살면서 몸에 안 좋은 건 딱 하나만 하고 싶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흡연 신이 꽤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 하필 유니아 수녀는 첫 등장 신부터 흡연을 하지 않나. 흡연하는 분들은 가짜로 피우면 바로 알아차린다고 하더라. 촬영 들어가기 6개월 전부터 담배 연습을 했는데, 안 피우다가 피니까 목이 아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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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는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여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면서 대중과 가깝게 소통하고 있다. 그룹 다비치 강민경의 공식 유튜브 채널 '걍민경'에 올라온 브이로그는 공개 3일 만에 조회수 300만을 돌파, '인급동'(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오랜만에 영화를 하는데, 10년 사이에 홍보 방식이 많이 달라졌더라. 사실 어린 친구들은 내 작품을 '더 글로리'부터 알지 않겠나. 그래서 더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하게 됐다. '유 퀴즈 온 더 블럭'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대중에 편안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서 용기를 내게 됐다"고 전했다.
또 대중의 뜨거운 반응을 실감하는지 묻자, 그는 "댓글은 안 본 지 꽤 됐다. 나를 위해서 안 보는 편"이라며 "영상이 공개되면 '반응이 좋을까'하고 걱정도 됐는데, 강민경 씨가 브이로그에 너무 예쁘게 담아줬더라. '요정재형'도 재형 오빠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처음엔 촬영하는 느낌이었는데 샴페인을 한 잔 마시니까 카메라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더라. 촬영 막바지에는 살짝 취했다(웃음). 막상 다 찍고 나서 집에 오니까 '이상하면 어쩌지' 싶었는데, 그런 모습까지 예쁘게 담아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데뷔 30년 만에 가장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 송혜교는 "일부러 신비주의를 하려고 한 게 아니다. 예전엔 그런 방식으로 진행됐다면, 그 사이에 많이 바뀌어서 요즘 방식을 받아들이고 있는 거다. 민경 씨가 만든 브이로그의 경우는 내 본래의 모습과 가장 비슷하다. 민경 씨가 단독으로 날 찍었고, 카메라를 아예 나한테 맡겨놓고 찍으니까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왔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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