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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얼 컬렉션 땅페트 '폭풍의 노래' 백. 초현실주의 대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에서 영감 받아 완성한 제품이다. 사진 델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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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브로통의 선언으로 1924년 시작된 초현실주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이 사조를 대표하는 작가인 르네 마그리트 작품에 영감 받아 완성한 가죽 컬렉션이다. 초현실주의는 이성과 논리를 초월해 자유로운 표현을 추구하는 예술 운동으로 무의식이나 꿈, 현실 너머의 세계가 회화∙문학∙사진∙조각 등 다양한 예술 영역에 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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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델보 서리얼 컬렉션 프레젠테이션 현장. 사진 델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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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쥔 마그리트의 예술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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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미니 버킷 ‘9월 16일’ 백. 마그리트 회화 작품에 등장하는 나무를 비즈 장식으로 표현했다. 사진 델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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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리트 작품에 등장하는 문구와 모티브(파이프)에 영감 받아 완성한 브리앙 휴머 백(왼쪽)과 땅페트 XL 백. 사진 델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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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보는 르네 마그리트의 사망 이후 그의 작품 세계를 알리는 마그리트 재단과 2008년 파트너십을 맺었다. 델보와 작가 모두 벨기에 태생이란 공통점이 체결의 원동력이 됐다. 이후 델보는 여러 차례 마그리트 컬렉션을 내놨다. 이번 서리얼 컬렉션도 재단과의 파트너십 일환이다. 초현실주의 100주년을 맞아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 역시 영감의 요소로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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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손잡이가 시선을 끄는 브리앙 미니 웨이비 백. 초현실주의에서 영향 받았다. 사진 델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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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참여한 이후 브랜드의 매출은 10배 올랐고, 3%에 불과하던 해외 시장 판매도 90%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까르띠에, 반클리프 아펠, 바쉐론 콘스탄틴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리치몬트 그룹이 2021년 델보를 인수한 이후에도 그는 CEO로 일하며 지속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인터뷰에서 루비에는 델보를 “르네 마그리트 같은 당대 예술가의 생각과 철학을 탐구해 이를 의미 있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브랜드”라 말하는 한편 “예술과 공예의 경계를 넘나드는 매개체가 서리얼 컬렉션이다”라고 새 컬렉션의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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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보 최고경영자 장-마크 루비에. 사진 델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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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마그리트 재단을 포함해 예술 분야와 협업이 중요한 이유는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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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형태로 디자인한 라 뽐므 크로스보디 백. 사과 역시 르네 마그리트 작품에 등장하는 모티브다. 사진 델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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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예술과 델보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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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목각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각각 다른 소재 가방 3개로 분리해 사용할 수 있는 빵 미니 버킷 백(왼쪽), 작은 가죽 조각을 이어붙이는 마케트리 기법으로 완성한 빵 미니 버킷 '산봉우리의 부름' 백. 사진 델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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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페트 ‘폭풍의 노래’ 백. 구름 모티브 비즈 자수 장식을 완성하는 데에만 35시간이 걸린다. 사진 델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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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핸드백의 창시자
델보는 1829년 창립자 샤를 델보가 여행용 가죽 제품 전문점을 열며 시작했다.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해 벨기에 왕국을 세우기 1년 전의 일이다. 1883년엔 제작 능력을 인정받아 벨기에 왕실 공식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여기에 더해 1908년 세계 최초로 가죽 핸드백에 대한 특허를 내며 ‘모던 핸드백의 창시자’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여행 중 자신의 귀중품을 휴대하기 원하는 여성 고객의 ‘니즈’를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해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 델보는 1946년 항공 여행을 위해 디자인한 ‘아비아 에어레스’, 1958년 처음 나와 지금까지 브랜드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는 ‘브리앙’, 1967년 처음 출시된 또 다른 대표작인 ‘땅페트’ 등 여러 가방을 선보이며 현대적인 명품 브랜드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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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취득한 핸드백 특허권(왼쪽), 1959년 델보 몽 그랜드 보뇌르 백을 들고 있는 벨기에 파올라 왕비와 국왕 알버트 2세(오른쪽). 사진 델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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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아카이브(기록 보관소)에는 핸드백 디자인을 포함해 3000개가 넘는 디자인 자료가 남아있다. 1908년 이후 출시된 제품의 상세한 설명과 스케치는 ‘르 리브르 도르(Le Livre d’Or·황금 책)’에 남겨진다. 설립 190주년이 된 2019년엔 브뤼셀 아스날에 델보 박물관을 열었다. 브랜드의 역사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벨기에의 뿌리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델보는 본국인 벨기에와 패션 중심지인 프랑스에 자리한 3개의 공방에서 제품을 만든다. 중요한 점은 브랜드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제품 생산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Q : 1829년 설립한 가장 오래된 고급 가죽 제품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오랜 시간 델보를 이 분야에서 돋보이게 만든 요소는 무엇이었나.
“개척 정신. 현대적 디자인의 핸드백을 최초로 만든 게 바로 델보다. 우리는 아카이브 속 3000개에 달하는 핸드백 디자인을 유산으로 치부하지 않고 새로운 가방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전통은 진화와 혁신을 향한 열쇠라 믿고 있다. 지속 가능성 또한 중요한 요소다.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 덕에 대를 물려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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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이후 생산된 3000개 이상의 제품 설명과 스케치를 담은 ‘르 리브르 도르(황금 책)’. 사진 델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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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델보는 ‘가죽의 건축가(Architect of Leather)’로 불린다. 어떤 의미라 생각하나.
“건축가가 주변 환경과 거주자 사이의 관계 혹은 상호작용에 맞춰 건물을 디자인하듯 우리는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동시에 실용성을 갖추도록 가방을 디자인한다. 다시 말해 형식과 기능의 균형을 반영해 가죽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제작 과정에 빗대어 생긴 훌륭한 애칭 같다.”
Q : 벨기에의 작은 가죽 공방에서 지금은 글로벌 브랜드가 됐다. 전환점이 있었나.
"합류하자마자 든 생각은 판매 시장 개척이었다. 2000년대 초 매출의 97%가 본국인 벨기에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풍부한 유산에 품질과 디자인까지 좋았던 터라 잠재력이 컸다. 델보의 역사와 장인정신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인 부티크 문을 여는 데에도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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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컬러의 브리앙 미니 웨이비 백 역시 이번 서리얼 컬렉션에서 중요한 제품이다. 왜곡된 손잡이가 특징이다. 사진 델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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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델보에 한국은 어떤 시장인가.
“한국은 델보가 처음 진출한 해외 시장 중 하나였다. 한국 시장에 대한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Q : 델보를 어떤 브랜드로 기억하길 바라는가.
“유구한 역사와 풍성한 유산을 고수하는 동시에 동시대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진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브랜드로 봐주면 좋겠다.”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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