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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2025년 제1차 청년고용촉진특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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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여권 대선 후보로 결정되면 우리로선 좋죠.”
23일 가상 양자대결에서 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 의원이 한 말이다. 시사저널·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조기 대선을 가정하고 양자대결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김 장관은 46.4%, 이 대표는 41.8%를 기록했다.
비록 오차범위 내지만 이 대표가 김 장관보다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를 민주당은 무겁게 받아들이면서도, 그 상대가 김 장관이라는 데 안도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김 장관이 여권 지지율 1위를 유지하는 상황이 오래 갈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면서도 “강성 지지층에게만 각광받는 김 장관이 상대 후보라면 대선을 쉽게 치르지 않겠나”라고 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지난 21일 라디오에서 “(김 장관은) 이 대표에 상대가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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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
흥미로운 건 여당도 같은 시선으로 야당을 보고 있다는 점이다. 여당엔 이 대표가 야권 대선 주자로 굳어져가는 상황을 오히려 반기는 기류가 적지 않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만약 이 대표가 후보가 안 되면 우리는 싸우기 힘들 것”이라며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도 아니지만, 이 대표도 아니라고 하는 것 아닌가. ‘반(反) 이재명’ 정서가 상당하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22일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최약체이기에 국민의힘이 깨끗하고 능력 있는 후보만 낼 수 있으면 상대하기 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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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층 77% ‘의견 유보’가 의미하는 것
양당이 이 대표와 김 장관의 대선 후보 경쟁력을 낮게 보는 건 중도 확장력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선은 보통 75% 이상의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어, 승리하기 위해선 중도층과 무당층을 잡아야 한다는 게 통설이다.
여론조사에서 두 인물의 중도 확장 한계는 확인된다. 이번 시사저널·조원씨앤아이 양자대결 조사에서 이 대표는 상대가 누구든 40%대 초반(41.8~43.0%)을 못 벗어났다. 예컨대 양자대결에서 여권 후보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인물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였는데, 이 대표 지지율은 비슷했다. 한 전 대표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이 대표를 찍진 않겠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지난 14~16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차기 대통령감을 물은 결과 이 대표는 31%로 압도적 1위였지만, 무당층에선 10%에 불과했다. 김 장관은 전체 7%로 이 대표에 이어 2위였지만 무당층에선 0%였다. 무당층의 77%는 ‘의견 유보’를 선택했다. 주요 후보 중 마음에 드는 인물이 없는 무당층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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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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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비상계엄 사태 등을 거치며 확고해지고 있는 정치 양극화의 단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현재 상황은 지난 대선 막바지 때 나타난 양 진영의 결집과 같은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현 상황이 그대로 전개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대선 국면이 본격화하면 중도층의 여론조사 응답율도 높아지는 등 중도층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탄핵 등 난국 상황이어서 양극단의 감성적 지지가 많이 나타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조정을 거칠 것”이라며 “여론조사에서 김 장관도, 이 대표도 싫다는 중도층이 확인된 이상 주요 후보의 지지율 변화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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