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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8 (화)

[앵커칼럼 오늘] 힘자랑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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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에 시달리던 형제가 작은 마을을 돌며 은행을 노립니다.

다혈질 형이 아침식사를 하다 느닷없이, 갑자기, 식당 옆 은행을 텁니다.

"시동 걸어!" "미들렌즈만 털어야지. 왜 멋대로 굴어"

형의 돌발 행동 때문에 들킬 위기에 처하자 차를 땅에 묻어버립니다. 하지만 동생과 형은 달아나며 노래합니다.

"바보라 부르라지. 우리만 괜찮으면 돼"

욕심 많은 개가 뼈다귀를 물고 가다 냇가를 만났습니다. 다리를 건너다 물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죠.

물속 개가 자신인 줄 꿈에도 모른 채 그 뼈다귀까지 얻겠다고 짖습니다.

뒤늦게 후회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뼈다귀는 물속으로 빠졌으니까요.

탐욕이 넘치면 뼈다귀 놓친 개꼴이 될 수도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를 기각했습니다.

민주당은 위원장 일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이 위원장이 탄핵할 만큼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고 소추안을 밀어붙였습니다.

2인 체제의 원인이 자신들에게도 있는데, 이를 이유 삼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각을 예상했었죠.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하루 근무한 이 위원장, 거의 6개월 동안 발이 묶였습니다.

국회 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들어 발의한 탄핵안만 29건이나 됩니다.

이중 13건이 일방 통과됐고, 3건은 이미 기각됐습니다.

헌정 사상 탄핵 심판이 모두 16건인데, 이 정부 들어 진행된 게 다섯에 넷(81.3%)이라니, 힘자랑을 너무 한 건 아닌지요.

국회가 폭주하면, 사법부가 견제해야 합니다. 삼권분립이 그런 겁니다.

행정부의 기능 마비가 오지 않게, 속도를 내서라도 결론을 내는 게 국민을 위한 길입니다.

호기심 많은 소년이 자전거 앞바퀴에 막대기를 대고 달립니다. 어떻게 됐겠습니까?

넘어져 크게 다치고 맙니다.

결과가 예상되는데도 민주당이 보란 듯 과속하면, 소년의 처지와 다를 수가 없습니다.

이럴 때 쓰는 고사성어가 참 많습니다.

자승자박, 자업자득, 자작지얼…

교훈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1월 23일 앵커칼럼 오늘 '힘자랑의 끝은' 이었습니다.

운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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