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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1 (화)

어른들은 진짜 몰랐네…'마라탕후루' 서이브, 젠지 표 달관의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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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어른들은 몰라요' 발매…동명영화 주제곡 리메이크

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이브. (사진 = 팡스타 제공) 2025.01.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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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요즘 친구들에겐 숏폼이 어떤 의미가 있어요? 나이 든 아저씨에겐 기승전결이 들어가기엔 살짝 호흡이 짧다는 느낌도 들거든요. 그래서 만족감이 덜하다고 할까? 세상이 힘드니까 그건 재밌는 걸 계속 보게 되는 걸까요?"(40대 기자 아저씨)

"좋아하는 관심사가 연이어 나오니까 공감이 되고 짧은 순간에도 재미와 쾌감을 느끼잖아요. (알고리즘 영향으로) 같은 게 많이 나오다 보니까 거기에 더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힘들어서요? 그것보다 자기한테 좋은 걸 계속 찾게 되는 게 아닐까요?"(서이브)

오는 3월 중학교에 입학하는 젠지(Gen Z) 크리에이터 겸 가수 서이브(13)에게 던지는 40대 아저씨 질문은 계속 미끄러졌다. 콘텐츠가 재미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는데, 굳이 거기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시도는 중년들의 관성적 습관이었다.

서이브가 최근 발매한 신곡 '어른들은 몰라요(They never know)'라는 제목이 정곡을 콕콕 찔렀다.

"탕탕 후루후루 / 내맘이 단짠단짠 (으~캬!)" 작년 숏폼에서 챌린지 열풍을 일으킨 '마라탕후루'의 주인공인 서이브는 현재 '젠지 감성'을 대변한다.

경기도 대표로 '피구 전국대회'에 출전하고, 카메라가 없어도 아침부터 화장을 할 때 자체적으로 브이로그를 촬영한다는 서이브는 꿈이 무궁무진하다. 최근 충무로에서 만난 그는 공부는 못하다면서도 운동, 요리, 화장 등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서 고민이라고 웃었다.

'마라탕후루'가 K팝이 대세인 상황에서 큰 인기를 누릴 줄은 몰랐다고 했다. 다만 인기를 자체 분석하면, '플러팅'이 주효한 것 같다고 봤다. "짝사랑을 하는 친구들이 공감을 많이 하지 않았을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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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이브. (사진 = 팡스타 제공) 2025.01.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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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나온 신곡 '어른들은 몰라요'는 공감대 폭이 더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혜수·최양락·이건주 주연의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1988·감독 이규형) 주제곡을 재해석했는데, 자라면서 본 애니메이션 '뽀로로'가 해당 곡을 리메이크해서 이미 그녀가 잘 아는 노래다.

노랫말 중 가장 공감이 된 건 이 부분이었다. "'최신 폰만 쥐여주면 그만인가요 / 다 널 위해 서라는 핑계는 말아요 / 내 맘속 외로움은 안 보이나요 /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어른들이 모른다고 느껴지는 지점은 공감하지 못하는 대목이다. "'늦게 들어오지 말라' '일찍 들어와라' '따뜻하게 입어라' '돈 그만 써라' '화장 그만해라. 피부 안 좋아진다'… 같은 말씀들을 들을 때 저희들을 잘 모르시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것보다 핵심은 저뿐만 아니라 친구들이 어른들에게 하소연할 때 '왜 그러냐'고 이유를 찾으시며 해결방안을 얘기해주시는 부분이에요. 저희는 그저 그 상황에 대한 공감을 원했을 뿐인데요."

결국 '어른들은 몰라요'는 그 상대가 꼭 어른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거나, 공감해주지 못하는 이들을 향한 노래가 된다. "맞아요. '부장님은 몰라요'도 되고 '사장님은 몰라요'도 될 수 있죠. 남녀노소 모든 분에게 추천하는 노래예요."

너무 알려진 노래라 반대로 부담은 느끼지 않았을까. "전 완전 극E(성격유형검사 MBTI의 외향을 나타내는 성질)다 보니까 부담스러웠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런 끼는 부모의 유전자 덕분이다. 서이브는 모델 이파니·뮤지컬배우 서성민의 딸이다. 일곱 살 때부터 춤에 빠졌다는 서이브는 부모의 촬영 현장에 함께 하며 분위기를 자연스레 흡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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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이브. (사진 = 팡스타 제공) 2025.01.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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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브의 끼와 지금과 같은 인지도라면 K팝 걸그룹 멤버로 러브콜이 잇따를 법도 하다.

하지만 서이브는 선을 그었다. "전 다이어트를 하고 싶지 않아요. 마음껏 먹고 싶어요. 더 자유로울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잘 맞다고 생각해요"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본인은 '마라탕과 탕후르를 좋아하는 킹 받는 소녀'라고 정의했다. '킹받다'는 '열받다'에 '열' 대신 '킹(King)'을 넣어 만든 말로, '열 받았다'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킹을 더한 신조어다.

"숏폼 댓글을 보면 '서이브 너무 킹 받아' 이런 댓글이 진짜 많거든요. 그래서 전 아마 '킹 받는 소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요. '킹 받는다'는 제가 생각하기에 좋은 뉘앙스예요. '재밌는 소녀' '웃긴 소녀'를 말하는 거 같아요. 너무 웃겨서 짜증이 날 정도라는 거죠."

다만, 심한 댓글엔 상처를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댓글을 자주 찾아보는데,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들어요. '되게 관심이 많네. 나 되게 자세히 봐주셨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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