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우크라이나전 투입 북한군 전투방식 상세 소개…전우 미끼로 드론 대응도
"엄격한 군기와 동기부여, 마치 죽기 위해 온 듯…실전 경험 쌓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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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공개된 러시아 훈련장에 도착하고 있는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 병력. 사진은 러시아 매체 시레나의 X(옛 트위터) 계정 영상 갈무리. 2024.10.18 ⓒ News1 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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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장갑차의 지원도 없이 지뢰밭을 진격하고, 미끼를 이용해 드론을 격추시킨다."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북한군과 교전한 우크라이나 장병 및 지휘관 12명과 미국 국방부 관리 4명, 군사 분석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군의 전투 방식을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드론 사령관인 안드리이는 이달 초 드론(무인기)으로 촬영한 전투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북한군은 눈 덮인 들판에서 약 8㎞를 전진하다 다수가 사망했고 우크라이나 참호를 공격하기 위해 숲에 집결한 모습이 담겼다.
안드리이는 "부상을 당한 이들도 있었지만 북한군은 후퇴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군은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부대를 계속 투입하고 있다며 "그들은 동기부여, 명령, 엄격한 규율 때문에 계속 전진한다"고 말했다.
안드리이는 또 북한군이 팔로 끌어당기거나 썰매를 통해 사망자와 부상자들을 수습하려 한다며 이는 러시아군과는 다른 모습이라고 부연했다.
우크라이나군 소대장인 올렉시는 북한군의 전진에 대해 "그들이 마치 죽기 위해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그들 스스로도 그것을 알고 있다"고 회상했다.
NYT는 우크라이나군과 미국 관리들은 북한군이 러시아 군과 달리 장갑차의 지원도 없이 진격하며 큰 손실을 입었을 때 재집결하거나 후퇴하는 러시아군과 달리 집중 사격을 받으면서 지뢰가 깔린 들판을 가로지른다고 설명했다.
올렉시는 "북한군이 최전선을 밀고 들어와 방어가 취약한 지역을 노리면서 우리 병력을 지치게 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 규모의 군대 중 하나(러시아)와 싸우는 것도 벅찬데, 두 개의 군대와 싸우는 것은 가능성의 한계를 시험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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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군사 전문 매체 밀리타르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특수부대(SOF)는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작전 수행 중 북한 병사를 포로로 잡았다. SOF는 북한 병사의 사진을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했다.(텔레그램 캡처)2024.12.27/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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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전우 미끼로 드론 격추…우크라 지뢰 매설 간격 15m→5m로
북한군은 '드론전'으로 불릴 만큼 드론의 활용도가 높아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전우를 미끼로 이용하기도 했다.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북한군 병사의 수첩엔 "미끼가 드론에서 7m 떨어진 거리에 서 있고 사격자는 10~12m 거리에 위치한다. 미끼가 움직이지 않으면 드론도 움직이지 않기에 이때 사격자가 드론을 제거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의 집중적인 공격에 기존에 약 15m 간격으로 매설하던 대인 지뢰를 5m 간격으로 매설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북한군은 부상을 당했을 때 자살을 하거나 러시아군이 지켜보고 있기에 생포하기도 어렵다.
NYT는 북한군은 중상을 입었을 때 우크라이나군이 접근할 때에 맞춰 수류탄을 목에 대고 자폭하도록 지시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올렉시는 "러시아군은 북한군이 생포되는 것을 목격하면 드론을 이용해 북한군과 우리 군을 죽인다"며 최근 자신의 여단 소속 병사가 이런 식으로 사살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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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를 통해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개한 북한 군인. (젤렌스키 대통령 X 캡처) 2025.1.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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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러시아군, 여전히 어려운 소통…"실전 경험 쌓아가는 중"
북한군은 러시아군과는 별도의 전투 부대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군과 미국 관리들은 말했다.
셀레스트 월랜더 미국 국방부 국제안보 차관보는 이에 대해 "북한군과 러시아군이 훈련이나 작전을 함께 해본 적이 없고, 러시아군은 파트너 군의 능력과 작전을 높이 평가하거나 존중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군과의 소통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리이는 "러시아군이 북한군과의 소통을 위해 통역사 등이 포함된 부대를 구성하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번 주 북한군의 거의 절반이 부상을 당했거나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면서 "그들은 매우 동기부여가 강하고 잘 훈련된 용감한 병사"라고 말했다.
안드리이도 "북한군은 실전 경험은 없었지만 이제 여기서 경험을 쌓고 있으며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약 1만 1000명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고위 국방부 관리에 따르면, 북한은 2개월 내에 추가 병력을 파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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