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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7 (월)

"성소수자·이민자에 자비를" 간청한 주교…트럼프 "사과해라"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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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워싱턴국립대성당에서 열린 국가 기도회에 부인 멜라니아 여사, JD밴스 부통령 부부와 참석을 하고 있다. 2025.01.22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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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행사의 일환으로 참석했던 국가기도회에서 설교했던 주교에게 "사과하라"며 불쾌함을 표현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마리안 버드 주교는) 급진 좌파이자 강경 트럼프 혐오주의자"라며 "매우 무례한 방식으로 자신의 교회를 정치의 세계로 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교와 성공회는 대중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분노를 산 사건은 전날 워싱턴DC의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국가기도회에서 발생했다. 종파를 초월해 열리는 이 기도회는 1933년 시작된 전통적인 미국 대통령 취임 행사다.

마리안 버드 주교는 이날 설교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한 가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대통령님"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운을 뗐다.

그는 "우리 하나님의 이름으로 지금 겁을 먹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며 "민주당, 공화당, 무소속 가정에는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자녀들이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목숨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서류 없이 일하는 수많은 이민자들을 언급하며 "자녀들이 부모님을 빼앗길까 봐 두려워하는 우리 공동체의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기를 부탁드리며, 전쟁 지역과 박해를 피해 도망치는 사람들이 자비를 찾아 이곳에 오신 것을 환영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했다.

트럼프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폐기하고 성소수자 등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여겨졌다. 트럼프가 서명한 행정명령은 '남성과 여성의 두 성'만을 인정하도록 하고, 이민 지침에서는 출생 시민권 폐지, 남부 국경 군대 파견, 난민 수용 프로그램 중단 지시 등이 담겼다.

뉴욕타임스(NYT)는 버드 주교의 간청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소수자를 인정하지 않고, 불법 이민자를 대거 추방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라며 그의 설교는 진솔하지만 트럼프 정책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기도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별로 흥미롭지 않다"면서 "좋은 기도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만 답했다가 하루만에 자신의 SNS에 화를 낸 것으로 보인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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