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국민영화죠. 마약반 형사들이 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위장 창업을 합니다. 치킨 장사를 하며 때를 노리지만, 번번이 실패. 급기야 범인을 잡겠다고 만든 수면제 넣은 맥주에 팀장이 쓰러집니다.
"일이 중간에 잘못될까봐, 그냥 조급한 마음에"
급하다고 안달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탈이 난 겁니다.
흔히 작은 흠을 들춰내 불평할 때 '트집 잡는다' 라고 하죠.
'트집'은 선비들이 쓰는 갓의 끝을 둥글게 모양 잡는 일입니다. 인두로 적당히 온도를 맞춰 조금씩 지져가며 만드는데, 숙련된 기술을 못되게 이용해 '트집'을 일부러 많이 잡아 수선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지난 총선 때 이른바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발표치입니다. 민주당의 압승은 맞췄습니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의석수 예측이 오차 범위를 넘어섰다는 점입니다. 예측이 틀린 겁니다.
출구조사는 현장에 가서 직접 투표한 유권자들까지 조사하는 거라, 일반 여론조사보다는 정확하다고 알려져 있죠. 그런데도 틀렸습니다.
이걸 두고 민주당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적은 없습니다.
여론 조사기관을 조사하고, 법을 고쳐 깐깐하게 조사하게 만들겠답니다.
민주당에 우호적이라는 곳의 여론조사까지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데, 그럼 그곳도 같이 조사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모습, 여론조사 만능주의가 가져온 부작용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든 자기에게 유리하게 숫자만 나오면 되게 만들려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원로들이 "여론조사 결과를 가벼이 생각 말라"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트집을 잡기보다 큰 흐름을 보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게 옳습니다.
기술자가 재간 부리지 않고 '트집'을 제대로 잡아야 멋진 갓이 됩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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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영화죠. 마약반 형사들이 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위장 창업을 합니다. 치킨 장사를 하며 때를 노리지만, 번번이 실패. 급기야 범인을 잡겠다고 만든 수면제 넣은 맥주에 팀장이 쓰러집니다.
"일이 중간에 잘못될까봐, 그냥 조급한 마음에"
급하다고 안달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탈이 난 겁니다.
흔히 작은 흠을 들춰내 불평할 때 '트집 잡는다' 라고 하죠.
'트집'은 선비들이 쓰는 갓의 끝을 둥글게 모양 잡는 일입니다. 인두로 적당히 온도를 맞춰 조금씩 지져가며 만드는데, 숙련된 기술을 못되게 이용해 '트집'을 일부러 많이 잡아 수선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과한 '트집 잡기'에 마음 상한 갓 주인과 시비 붙는 일이 많다 보니, 지금처럼 '조그마한 흠집을 잡아 불평하거나 말썽 부린다'는 뜻으로 변했습니다.
지난 총선 때 이른바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발표치입니다. 민주당의 압승은 맞췄습니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의석수 예측이 오차 범위를 넘어섰다는 점입니다. 예측이 틀린 겁니다.
출구조사는 현장에 가서 직접 투표한 유권자들까지 조사하는 거라, 일반 여론조사보다는 정확하다고 알려져 있죠. 그런데도 틀렸습니다.
이걸 두고 민주당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적은 없습니다.
최근 여론조사는 민주당이 생각했던 것과 달리 흘러갑니다. 여당 지지율은 오르고, 야당 지지율은 내려가는, 비상계엄이 가져온 후폭풍이 엉뚱하다고 느낀 듯합니다.
여론 조사기관을 조사하고, 법을 고쳐 깐깐하게 조사하게 만들겠답니다.
민주당에 우호적이라는 곳의 여론조사까지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데, 그럼 그곳도 같이 조사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모습, 여론조사 만능주의가 가져온 부작용이기도 합니다.
오차 범위 라는 게 있는 여론조사를 무시하고, 0.001%라도 더 나오면 단일화 후보가 되는 방식. 비과학적이지만, 하나의 룰이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든 자기에게 유리하게 숫자만 나오면 되게 만들려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원로들이 "여론조사 결과를 가벼이 생각 말라"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트집을 잡기보다 큰 흐름을 보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게 옳습니다.
기술자가 재간 부리지 않고 '트집'을 제대로 잡아야 멋진 갓이 됩니다.
1월 22일 앵커칼럼 오늘, '트집도 트집 나름' 이었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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