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 관세 25% 부과' 대조적
'시진핑 떠보기 위한 전략' 분석
중국 당국도 우선 유화 제스처
美국무 루비오 제재 해제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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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는 가운데 일본 IT·투자 기업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왼쪽부터)가 이를 듣고 있다. 이날 3사 대표들은 약 5000억달러(약 718조원)를 투입해 '스타게이트' 합작기업을 설립하고 미국 AI 기반시설 건설에 공동투자한다고 밝혔으며 트럼프는 이를 적극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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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강경 조치와 발언을 자제하고, 협상의 여지를 열어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도 이에 발맞춰 협력 확대 의사 등 원론적 입장을 내놓으며 타협 여지와 협상 가능성을 넓혀 나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빠른 시일 내 양국 정상회담 개최설과 함께 정상회담 전까지 타협과 협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크다.
■트럼프, 예상보다 약한 관세공격
20일(현지시간)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과 달리 중국에 대한 새로운 고율 관세폭탄 부과 발언 등을 하지 않고 있다. 21일 "중국에 10% 관세 부과방안 검토" 발언도 제한적이고 절제된 조치로 평가된다.
미국 내 사회문제로 부각된 신종 마약 펜타닐 유입과 관련, 생산국인 중국에 10%의 징벌적 관세 부과를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펜타닐 유입경로인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25% 관세 부과가 검토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펜타닐 유입 근절과 관련,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합의했었다.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중국 측의 구체적인 조치를 압박했다.
불공정무역 등과 관련한 관세 부과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부과계획을 언급하는 등 중국과 여타 국가들 사이에 균형을 맞추려는 배려까지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도 (자유무역체제) 남용국이지만, EU도 우리에게 아주 나쁘다"면서 "그들은 우리 차나 농산물을 전혀 가져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린 EU에 3500억달러 적자를 보고 있다. 그들은 우릴 매우매우 나쁘게 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그것만이 공정성을 되찾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EU 등을 타깃으로 삼는 모양새다.
미중 사이에 현안이 되고 있는 미국 내 틱톡 운영정지와 관련, 중국 측 운영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는 등 중국 측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면서 일단 숨통을 터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 이것을 사서 그 절반을 미국에 주면, 우리가 허가를 주는 것이다. 그들은 미국이라는 훌륭한 파트너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매각시한을 75일간 유예하면서, '틱톡 강제매각법'에 따라 19일 일시 중단됐던 틱톡을 재가동시키면서 중국 측에 여지를 줬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이례적으로 절제된 행동 및 발언과 배려적인 태도는 중국 측의 양보와 행동들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취임 직후 트럼프가 중국의 시진핑에게 협상 카드를 던진 셈이다. 중국 측의 구체적인 조치와 행동들을 본 뒤 후보자 시절 공언했던 대중 고율관세 등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다양한 글로벌 현안에서 중국의 광범위한 협력이 아쉽고, 강압적인 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이제 막 취임한 트럼프의 중국에 대한 구슬리기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시 주석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1기 때에 비해 훨씬 더 커진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과 국력에 대한 고려도 있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전인 지난 17일 시 주석과 전화통화 회담을 한 것이나, '취임 100일 내 중국 방문'을 시도하고 있는 것도 정상회담 전까지 미국과 중국의 협상과 대화를 통한 주고받기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중국 "미국 제품 수입 확대 노력"
중국 측도 긍정적인 자세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딩쉐샹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21일(현지시간) 연차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무역흑자를 추구하지 않는다. 균형 잡힌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더 경쟁력 있고 품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 등으로부터 더 많은 제품을 수입하겠다며, 임기를 막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애의 손짓을 보낸 셈이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공식 서열 6위인 딩 부총리는 "중국 개방의 문호는 닫히지 않고 더 넓게 열릴 것이며, 우리 비즈니스 환경은 더 나아질 것"이라면서 중국이 수입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고, 전체 관세 수준이 7.3%로 전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21일 "중미 경제·무역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함께 추동하기를 희망한다"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또 미국 국무장관으로 인준된 마코 루비오에 대한 중국 당국의 제재에 대해서도 해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마코 루비오의 제재 해제를 고려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중국은 흔들림 없이 국가이익을 수호할 것"이라면서 "동시에 중미 양국 고위급 당국자는 적당한 방식으로 접촉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화답했다.
궈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부과 발언 유보를) 긍정적 신호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중미 간에 이견과 마찰이 있더라도 양국 공동이익과 협력공간은 거대하고, 양국은 이에 관해 대화와 협상을 강화할 수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선거운동 당시 모든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 취임 첫날 대중관세가 부과되지 않자 "중국의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들도 나왔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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