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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7 (금)

이슈 원내대표 이모저모

사상 최초 한은 찾은 '與원내대표' 권성동 …이창용과 추경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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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와 대화를 나누며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 총재를 만나 금리와 환율 등 최근 경제 상황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2025.1.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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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한국은행을 방문해 이창용 한은 총재와 면담했다. 여당 원내대표가 직접 한은을 방문해 총재를 만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권 원내대표와 이 총재는 한국 경제 상황 등에 대해 논의했는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권 원내대표는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이 총재를 면담하며 "오다 보니 물가안정이라는 현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한국은행의 제1책무도 물가안정"이라며 "이 총재가 물가안정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2%대라는 안정적인 물가(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를 보이고 있어서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최근 정치권 불안이라든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으로 인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굉장히 증대되고 있어서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도 든다"며 "최근에 총재가 정부와 정치권에 여러 가지 의견도 활발히 개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 앞으로 물가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금융시장 동향, 해외시장 움직임 등에 대해 고견 청취하러 왔다"고 했다.

이에 이 총재는 "대내외 사정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한은이 볼 때 현재 우리나라 경기와 여러 금융시장 상황이 어떠한지 말씀드릴 기회를 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비공개 면담에서 권 원내대표와 이 총재 등은 원/달러 환율, 경제성장률 등 현재 한국 경제 상황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총재가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밑으로 떨어졌고 또 정치적인 이유 이런 것을 통해서 GDP(국내총생산) 갭도 늘어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통화정책 외에도 추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15~20조원 정도 (추경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나. 가급적 빠른 시기에 결정하는 게 좋지 않냐는 게 저희의 생각"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서는 "계엄 전 1400원이었던 (환율이) 1470원으로 올라간 것 중 50원 정도는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인 달러화 강세로 (원화가) 약세가 된 것이고 기계적으로 보면 나머지 20원이 정치적인 이유"라며 "(여기에) 국민연금의 헤지 물량과 시장 안정화 정책 효과 등을 볼 때 계엄 등 정치적인 이유로 한 30원 정도 올라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당은 추경보다는 재정 조기 집행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추경) 시기에 대해 구체적 논의는 없었고 (추경을) '가급적 빨리'라고 한 발언이 어떤 언급 차원이었던 것으로 이해했다"며 "일단 (재정의) 조기 집행에 집중하는 게 민생경제에 좋다고 갈음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추경에 대해서는 한은 총재가 이미 언급을 했기 때문에 배경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며 "저희가 들어본 결과 (재정) 조기 집행이 민생 경제 위해 중요하다는 건 달라지지 않는 것 같고 올 한해 하반기까지 봤을 때 추경 필요성이 있어서 먼저 언급했다는 식으로 이해하고 들었다"고 밝혔다.

또 박 원내대변인은 "최근 경제 상황이 정치적 충격 때문에 불안해지는 면이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한 걱정을 총재께서도 주셨고, 저희도 공감하면서 빨리 정국을 안정시키고 국정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를 드렸다"고 했다.

이 총재가 추경 편성 등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것에 대해 여당의 불편한 시각도 감지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활발하게 의견 개진하는 부분에 대해서 속사정이 뭐고 그 부분(추경)에 대해서도 왜 그런 발언이 나온 배경이 뭔지 좀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방문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추경 시사 발언은 지역사랑상품권 확대를 고집하는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압력에 굴복한 결과가 아닌지 심각히 우려된다"며 "중립성과 독립성을 상실하고 월권적 재정 확대 요구를 계속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부적절한 발언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변인도 "이 총재가 우리나라 경제사회 다양한 분야에 대해 필요한 목소리 내고 있는 것에 대해 저희도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한은 총재는 정치 생각 없다고 이미 말씀하지 않았나"고 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그런 부분 오늘도 언급해서 오해 여지 없다. 정치하셔도 되는 것이긴 하다"며 "(면담 분위기는) 화기애애한 상황이 아니고 엄중한 분위기였다는 게 맞는 것 같다. 엄중하게 공감대가 교환되는 자리였다"고 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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