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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0 (월)

화려한 바둑의 커제, LG배 결승서 2연속 ‘사석 처리’ 실수 반칙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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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국의 커제 9단(오른쪽).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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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 넘치는 커제 9단이 반칙패로 한 경기를 내줬다. 세계기전인 엘지(LG)배 결승전에서 벌어진 일이라 내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커제는 22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신관에서 열린 제29회 엘지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82수 만에 충격의 반칙패를 당했다.



백을 잡은 커제는 이날 초반 18수째에 우상귀에서 흑 한 점을 따냈으나 사석 통에 올려두지 않고 손으로 들고 있다가 1차 경고와 2집 공제의 벌점을 받았다. 중국 룰에서는 사석이 큰 의미가 없지만, 한국 룰에서는 사석을 대국 뒤 상대 집을 메우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상대방이 알아볼 수 있도록 사석 통에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이번 대회를 앞두고 벌칙이 강화되면서 중국 쪽에 이런 사실을 여러 차례 알렸다고 한다.



커제는 이런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듯했고, 결국 백 44수째를 둔 순간 유재성 심판이 이를 파악해 커제에게 경고와 벌점을 내렸다. 커제와 위빈 감독 등 중국 대표단은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3분 만에 중국 쪽이 항의를 접고 경기가 재개됐으나 커제가 또 다시 사석을 제자리에 놓지 않으면서 반칙패를 당했다. 커제는 백 80수로 흑 한 점을 또 따냈으나 이번에도 돌을 사석 통에 올려놓지 않았다.



이를 발견한 변상일 9단이 이의를 제기했고, 심판은 커제에게 경고 2회 누적으로 인한 반칙패를 선언했다.



메이저 세계기전 결승전 도중 반칙패가 선언된 것은 이례적이다. 커제는 지난해 9월 농심신라면배에서 김명훈 9단과 대결하면서 제한시간에 착수하지 못하면서 시간패를 당하는 등 유리한 바둑을 망친 적이 있다.



한국기원은 지난해 11월 규칙 개정을 통해 제4장 벌칙 조항 18조에 잡은 돌을 사석 통에 넣지 않으면 경고와 벌점으로 2집 공제하기로 정했다.



커제는 반칙패로 엘지배 전적 1승1패가 됐고, 둘은 23일 결승 3국에서 우승상금 3억원의 주인을 가린다. 변상일은 커제를 상대로 7전 전패를 당하다 이번에 반칙패로 처음 승리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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