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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8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LG CNS 공모주 청약 시작...“(주) LG 주요 계열사 모두 상장 괜찮나” 걱정 이겨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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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6만1900원, 2월 5일 코스피 상장
“신규 상장 6000억원으로 DX 회사 인수”
"물적 분할 아니다" 회사 해명에도
거버넌스포럼 "(주)LG 주요 자회사 모조리 상장"
한국일보

현신균 LG CNS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LG CNS에 대한 미래 비전을 밝히고 있다. LG CN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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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6조 원 대어' LG CNS가 일반 투자자 청약에 들어갔다. LG CNS는 기업 공개(IPO)에서 마련한 자금으로 디지털전환(DX) 기업을 인수합병(M&A)해 기술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LG CNS 지분의 절반을 가진 ㈜LG가 코스피에 상장돼 있어 중복 상장 논란이 계속 뒤따르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22일까지 LG CNS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날짜는 2월 5일로 잡혔다. LG CNS는 상장 예정 주식의 20%인 1,937만7,190주를 공모한다. 절반인 968만8,595주는 구주매출(기존 주주의 지분 매각)로 맥쿼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투자목적회사 크리스탈코리아의 지분이다.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확정된 공모가 6만1,900원을 기준으로 하면 시가 총액은 5조9,972억 원, 이 중 신주 발행으로 회사에 들어올 자금은 10%인 5,997억 원이다.

LG CNS는 LG그룹의 시스템 통합(SI) 기업이다. 삼성 SDS, 현대오토에버, SK CNC(C&C), 포스코 DX처럼 그룹 계열사의 IT서비스를 총괄한다. 회사 측은 IPO로 마련한 자금을 DX 전문회사·인공지능(AI) 전문회사 인수, 스마트 엔지니어링 사업 확장 등에 쓰겠다고 했다. 앞선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에서는 국내외 2,059개 기관이 참여해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초반 흥행에는 성공했다.

3년 만의 '조 단위' IPO에 주식 시장의 관심이 뜨겁지만 중복 상장 논란은 이번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 CNS의 지분 49.95%를 가진 모회사 (주)LG가 이미 상장됐는데 자회사까지 시장에 나오면서다. 이를 의식한 듯 9일 간담회에서 이현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LG CNS는 1987년 미국 EDS와 합작한 회사로 LG에서 물적 분할한 회사가 아니라 중복 상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오랜 기간 장외 주식 거래가 이뤄져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을 분할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말이다. 그러나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내고 "LG CNS의 가치가 지주회사인 ㈜LG에 포함된 게 분명하다"며 "LG CNS의 상장으로 ㈜LG의 모든 주요 자회사들이 상장돼 ㈜LG 주식은 고아 주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LG엔솔' 상장과는 다르다는 주장도

한국일보

(주)LG 계열도. 이번에 상장을 추진하는 LG CNS 외에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HS애드 등 주요 자회사는 모두 주식시장에 상장된 상태다. LG CNS 증권신고서, 한국거버넌스포럼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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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주식 시장에 이름을 올리는 중복 상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혀왔다. 모회사가 지분을 가진 자회사가 기업 공개에 나서면 모회사 주가가 떨어지곤 했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중복 상장 비율은 18.4%로 미국(0.35%), 일본(4.4%)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해 훨씬 높다.

이번 상장이 LG CNS의 2대 주주 맥쿼리자산운용(크리스탈코리아)의 '엑시트'를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20년 정부가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에 나서자 ㈜LG는 같은 해 4월 LG CNS 보유지분 84.49% 중 35%를 맥쿼리자산운용에 주당 3만2,838원에 팔았다. 맥쿼리자산운용이 IPO 6개월 뒤 남은 지분 21.5%까지 전량 판다면 공모가 6만1,900원을 기준으로 차익은 8,000억 원 이상이 예상된다. 거버넌스포럼은 "이번 IPO에서 신주 모집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약 6,000억 원인데 ㈜LG가 자체 보유한 순현금이 1조5,000억 원"이라며 "맥쿼리자산운용의 구주 매출과 장내 매도를 통한 엑시트 목적 외에 굳이 IPO를 해서 모회사(주가)를 디스카운트할 이유가 있냐"고 지적했다.

이번 LG CNS의 IPO가 중복 상장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박주근 대표는 "자자들이 모회사 자체보다는 모회사가 가진 자회사 가치가 높아서 투자한 경우에는 중복 상장 논란을 따져봐야 한다"면서 "하지만 (주)LG는 LG CNS 때문에 기업 가치가 매겨지는 게 아니고 LG CNS의 역사가 ㈜LG보다 더 오래됐다"고 짚었다. 이어 "만약 맥쿼리자산운용이 IPO 후 CNS 주식을 대량 매각한다 해도 장기적으로 지배 구조가 투명해져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맥쿼리자산운용과 (주)LG가 맺은 주주 간 계약에 따르면 LG CNS 상장 후 크리스탈코리아의 지분율이 7% 이상인 경우 크리스탈코리아는 1인의 등기 이사를 추천할 권한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 중 1인을 선임할 권한을 갖는다.

한편 (주)LG의 주가는 2024년 2월 10만 원선에서 꾸준히 하락해 21일 7만2,800원에 장을 마쳤다. 한국거래소가 LG CNS의 상장 예비 심사를 승인한 12월 2일 7만5,300원보다는 3% 이상 내렸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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