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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2 (수)

최상목 쪽지도, 끌어내라한 것도 '나는 아니다' 탄핵 변론한 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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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해제.zip_3차 변론 현장

문형배 권한대행 尹에 질문 두 가지 던져

尹 국회의원 '끌어내라' 한 적 "없습니다"

계엄 당일 CCTV 틀리자 당황한 대통령?

국회 측 부정선거론 "민주주의 해친다"

편집자 주
12·3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문득 잠에서 깨 뉴스를 보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민이 잠시 빌려준 권력을 남용해 법치를 독차지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겠죠. '내란해제.zip'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핵심 장면을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진짜 법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이 심판을 통해, 내란도 비로소 해제될 것이라 믿습니다. 함께 탄핵심판 '주문(결정)'을 써 내려가 보시죠!
노컷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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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①'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尹 측 "탄핵 적법한지 따지겠다"
②尹 측, 탄핵심판서 "대통령, 고립된 약자…난도질당해" 주장
③왜 대통령 탄핵심판을 먼저 하냐고요?[법정B컷]
④尹 불출석에 탄핵심판 4분 만에 종료…재판관 기피신청 기각
⑤심판정 들어온 8명의 재판관, 尹 재판 방해 '칼차단'
⑥尹측 "평화 계엄" 궤변에 "반드시 파면해야"…탄핵심판 본격 설전
⑦尹 "인권유린" 반발에 "변경 안해"…헌재, 탄핵심판 속도
⑧尹 탄핵심판서 드러난 '그들만의 망상, 그들만의 세상'[법정B컷]
⑨최상목 쪽지도, 끌어내라한 것도 '나는 아니다' 탄핵 변론한 尹
(계속)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하라는 쪽지를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준 적 있습니까"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과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에게 계엄 선포 후 계엄 해제 결의를 위해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하신 적이 있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출석한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서 문형배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은 단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윤 대통령의 답은 "없습니다"였다.

尹, 국회의원 '끌어내라' 한 적 "없습니다"


구속 상태의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빨간 넥타이를 매고 남색 양복 차림으로 출석했다.

문 권한대행이 윤 대통령을 직접 신문하려 하자 윤 대통령 측이 제지하려 하기도 했다. 차기환 변호사가 즉각 "예정돼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윤 대통령이 나서 "재판장께서 하시는 것이면…"이라고 답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국가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내용이 담긴 '쪽지'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줬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이걸 준 적도 없고, 나중에 계엄을 해제한 후에 한참 있다가 언론에 메모가 나왔다는 것을 기사에서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그 기사 내용도 좀 부정확하고 그러면 이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밖에 없는데 국방부 장관이 그때 구속돼 있어서 구체적으로 확인을 못 했다"고 말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내용 자체가 좀 모순되는 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그 부분은 자세하게 물어보시면 아는 대로 답변드리겠다"며 답했다.

'계엄 선포 해제'를 위해 국회에 모인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했느냐는 질문에도 "없습니다"라고 짧게 잘라 답했다.

계엄 당일 CCTV 재생되자 당황한 尹?


노컷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차기환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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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이날 본격적인 증거 조사에 돌입했다. 심판정에서는 지난해 12월 3일 밤과 4일 새벽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계엄군과 경찰이 투입된 상황 등을 담은 영상이 재생됐다. 헬기 3대가 국회 운동장에 내려앉고 계엄군이 국회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계엄군이 선관위 과천청사에 진입하는 영상이 나오자, 모니터와 대형 스크린을 번갈아 살폈다. 특히 계엄군이 선관위 당직자들의 핸드폰을 요구해 넘겨받는 장면이 담긴 선거정보센터 영상이 재생되자 윤 대통령은 눈에 띄게 자리를 고쳐 앉았다. 국회 측은 "선관위 정문으로 들어오자마자 서버실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영상이 끝나자 '이해를 돕는 차원'이라며 스스로 발언 기회를 얻었다. 그는 (계엄 해제를) 막거나 연기한다고 해서 막아지는 일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군인들이 국회 본청사에 진입했는데 직원들이 저항하니 스스로 나오지 않았냐. 얼마든지 더 들어갈 수 있었는데도"라며 "제가 계엄 해제를 못 하게 한다고 해도 얼마든지 (국회가) 해제를 요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막았다고 한다면 정말로 뒷감당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도 방송을 보다가 (국회의) 신속한 결의를 보고 바로 군을 철수시켰다"며 "바로 국회 마당에 있던 사람들(군병력)이 나갔다"고 말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했다는 주요 소추사유를 적극적으로 부정하는 변론을 펼친 것이다.

소추인단 "부정선거론, 민주주의 해치는 무책임한 주장"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발령의 근거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자신들의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팩트를 확인하자는 차원"이라며 자신이 부정선거 결과 자체를 색출하려 선관위에 군을 보낸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계엄을 선포하기 이전에 여러 가지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에 의문이 드는 게 많이 있었다"라고도 했다.

국회 측은 '부정선거론'에 대해 "탄핵심판 쟁점이 아닐 뿐만 아니라 심판 이후 오랫동안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해치는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더 이상의 의혹 제기와 증거신청은 적절하게 제한해 주실 것 요청한다"고 했다.

국회 측 김진한 변호사는 "선거 공정성은 우리 민주주의 생명이며 핵심이다. 그것을 함부로 쓰레기통에 구겨 넣는 주장을 반복하면 우리 민주주의도 어느 순간 같은 운명에 처한다"며 "민주주의 헌정질서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가득 찬 극장 안에서 '불이야'라고 소리치면 수많은 사람을 해칠 수 있다"며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적 혼란 속에서 선거부정 음모론은 우리 공동체를 파괴한다. 서울서부지법 폭도들의 만행은 이와 유사한 무책임한 주장들이 초래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국회 측은 혹여나 선거 부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병력을 동원해 국회에 침투시킨 이 사건 소추 사유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변론 시작 직후 재판부가 소추사유에 대한 의견진술 기회를 주자 "양해해 주시면"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철들고 난 이후로 지금까지 특히 공직 생활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라며 "헌법재판소도 헌법 수호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우리 재판관들께서 여러모로 잘 살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증인으로 이날 새롭게 채택됐다. 이틀 후 열리는 4차 변론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증인 신문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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