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캐나다 고율관세 언급에 낙폭 줄여…12.2원↓
단기 '강달러' 지속…인플레이션 완화에 연말 1400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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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2025.1.2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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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엽 문혜원 기자 = 장중 1450원을 넘는 고환율이 한 달째 이어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는 당장 서명하지 않으며 크게 하락했다. 다만 오전 중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전해지며 환율도 낙폭을 줄이며 크게 출렁였다.
시장에선 우려한 관세 부과 행정명령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환율도 당분간 하락 압력을 유지할 거라면서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안정화됨에 따라 1400원 초반대로 수렴할 것으로 예측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전날까지 20거래일 연속 장중 1450원을 넘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9년 2월 17일부터 2009년 3월 16일까지 20거래일 연속 장중 1450원을 넘은 이후 처음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인 1451.7원 대비 12.2원 내린 1439.5원에 마감했는데, 야간거래에서 1450원을 넘지 않으면 20거래일에서 기록은 멈추게 된다.
환율은 이날 장 시작 이후 낙폭을 키워 20원 가까이 내렸다. 지난해 12월 16일 장중 저가 1428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지 않았고, 취임 연설에서도 구체적인 관세 계획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다.
이에 유로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등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환율 또한 달러 약세를 쫓아 하락 압력을 받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110대까지 상승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107대로 빠르게 하락했다.
다만 오전 중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캐나다에 다음 달 1일부터 25%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보도와 함께, "중국이 틱톡의 매각을 승인하지 않으면 중국산 제품에 100%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발언이 전해지며 다시 달러 가치가 급증했다. 20원 가까이 내렸던 환율도 이때부터 낙폭을 줄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5% 관세 부과를 생각하고 있다는 언급과 함께 약세를 보이던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하고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이 약세로 전환했다"며 "이에 주식 시장도 하락 전환했다"고 전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735억 원 순매도했다.
시장에선 트럼프발 불확실성 영향으로 단기적으로 혼조세를 보이다 연말로 갈수록 환율은 내려가 1400원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초기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편향적으로 반영했고, 국내 정치 불확실성 이슈도 소강상태에 접어들며 트럼프발 변동성과 미국 통화정책 기대에 따라 등락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주원·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는 확장 국면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장기적인 강달러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반기 중 과도했던 달러 강세 압력을 완화한 뒤 하반기 다시 레벨을 높일 여지가 남아 있다"고 했다.
류진이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 추가 하락과 이에 따른 2025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 하향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이런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환율도 1월 이후 하락세 나타날 것으로 판단하며, 미국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에 가까워지며 4분기 반등 전망"이라고 했다.
류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한 달러 상승분이 20~30원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1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환율이 1400원에서 1470원 수준까지 올랐는데 그중 50원가량이 미국 달러화 강세에 따른 영향, 20원이 정치적 이유"라고 설명한 바 있다.
류 이코노미스트는 "강달러로 원화뿐만 아니라 비미국 국가 통화가 모두 달러 대비 약세를 기록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원화 절하 폭이 더욱 가팔랐다"며 "트럼프 당선과 계엄 사태 이후 급등한 리스크 리버설은 1월 들어 본격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환율의 방향성이 전환될 시점이 다가온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수정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안정되는 가운데 연내 2차례 금리 인하로 의견이 수렴될 전망"이라며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또한 성장 훼손 요인보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편향적으로 반영했고, 실제 관세 부과는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내 요인 중 정치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이미 해소됐다"며 "환율 상승을 촉발한 요인이 부분적으로 되돌려지면서 하반기 1400원 내외 도달이 예상되며, 연중 평균 1420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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