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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 전경./SK하이닉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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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출범하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강경한 제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현지에 낸드플래시, D램 생산 거점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대비에 나서고 있다. 두 회사는 중국 생산량 의존도를 줄이고 생산능력 확대를 중단하는 동시에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의 생산 규모를 줄이는 한편 추후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첨단 장비 반입 규제에 대비해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0단대에 머물러 있는 장비들을 빠르게 200단대로 끌어올려 생산 효율과 관련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추가적인 생산능력 투자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중국 시안 공장의 장비들 중 구공정에 해당하는 장비들을 대중 제재에 맞는 한도 내에서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공정 전환에 따라 일부 라인이 정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낸드 생산량도 일시적으로 줄어들 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 시안 공장의 낸드 생산량 규모는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최대 낸드 생산 기지인 중국 시안 공장의 낸드 웨이퍼 투입량을 기존 대비 10% 이상 줄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월평균 20만장 수준이었던 시안 공장의 웨이퍼 생산량은 17만장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최대 D램 생산기지인 중국 우시 공장 생산능력 확대를 ‘올스톱’하고 이천 M14 공장과 M16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부적으로는 올해 말 M16 공장의 D램 생산량이 중국 우시 공장과 대등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우시 공장 D램 생산량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0% 수준에서 연내 35%로 줄어들 전망이다.
SK하이닉스에 정통한 관계자는 “올해 SK하이닉스는 D램 생산량을 전년보다 최대 10% 이상 확대할 예정이지만, 중국 우시 공장만 현재 생산능력을 유지할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며 “중국에 반입될 장비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D램 생산능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임기 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가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 2022년 10월부터 미국 기업이 중국에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은 현재 미 상무부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허가 받아 장비 반입을 허용받고 있다. 하지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일부 품목은 여전히 반입이 통제된다. 이에 양 사는 중국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설비 업그레이드에 어려움이 커진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중국 시장에 적용되는 반도체 규제 범위를 ‘7나노 이하’에서 ’10나노 중반 수준’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에서 결정된 미국 생산시설 보조금을 받을 경우 중국 신규 투자 ‘가드레일’ 조항에 걸릴 수 있다. 그만큼 중국 내 첨단 메모리 생산 계획은 난관이 불가피하다.
한편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 움직임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IBM이 중국 내 연구개발(R&D) 부서를 없앴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을 전면 폐쇄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앰코 역시 베트남에 16억달러(약 2조2500억원)를 투자해 20만㎡ 규모의 후공정 공장을 짓는 등 중국 엑소더스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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