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09 (일)

미분양에 힐스테이트도, 롯데캐슬도 자존심 버렸다…‘5% 계약금·500만원으로 입주까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요 건설사들이 연초부터 청약 입주 조건을 대폭 낮추며 입주자모집에 나섰다. 보통 분양가의 10~20% 선의 계약금을 요구하는 관행과 달리 5%만을 계약금으로 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일부는 500만원 정도의 최소 금액만으로 중도금 없이 입주할 때까지 추가 비용을 받지 않는 혜택까지 제시한다.

특히 주요 대형 건설사의 힐스테이트, 롯데캐슬 등 브랜드 이름을 단 단지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분양업계에서는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고육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런 조건을 내건 곳은 첫 입주자모집에서 미분양이 발생한 단지인 경우가 많아 이미 계약한 사람들은 혜택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조선비즈

'힐스테이트 오산더클래스' 광고 문구가 서울 지하철 전동차 객실 안에 부착돼 있다. / 사진 = 정해용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계양롯데캐슬파크시티는 현재 59, 84, 108타입 등 일부 유형을 대상으로 5% 계약금을 내걸고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최초 입주자모집 당시 계약금 10%를 내걸었지만, 조건을 완화한 것이다. 롯데건설이 인천 계양구 효성동 101-21번지 일원에서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총 3053가구를 공급하는 대단지다. 1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6층 20개 동, 1964가구(전용면적 59~108㎡)로 구성되고, 2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5층, 10개 동, 1089가구(전용면적 84㎡)로 지어진다.

5%의 분양가도 쪼개 처음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500만원 안팎의 돈만 내면 되도록 한 곳들도 많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힐스테이트 오산더클래스’는 입주할 때까지 5% 계약금만 받는 조건으로 분양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 10-2번지 일원에 지하 2층, 지상 23층 12개 동 총 970가구와 부대 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장으로 2027년 8월 입주 예정이다.

모든 가구를 전용 면적 84㎡로 공급하는 이 단지는 6억6400만~6억9900만원선에서 공급되는데 이의 5%인 3320만원~3495만원만 받는 것이다. 특히 처음 계약할 때는 500만원과 발코니 확장비 297만원 등 797만원만으로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다. 계약서 작성 15일 후 5%의 나머지 금액을 납부하면 입주 전까지 추가 납부 금액이 없다. 지난해 10월 최초 모집공고에는 계약금 10%를 분양 조건으로 내건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55%가량 미분양이 나면서 계약 조건을 완화해 입주자들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그래픽=정서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1일부터 무순위(임의공급 4차) 분양모집을 시작한 대우건설의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는 계약할 때 500만원을, 30일 후에 분양가 5%의 나머지인 1857만~2369만원을 납부하도록 했다. 또 오는 31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분양모집을 하는 ‘양주 용암 영무 예다음 더퍼스트’(시공사 영무토건)도 같은 조건으로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계약할 때 500만원만 내고 7일 후에 5%의 나머지인 1137만~2096만원을 지급하는 것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미분양이 문제가 되는 시기에는 건설사들이 계획했던 경상이익 수준을 포기하고 일부 손해를 보거나 이익을 줄이더라도 미분양을 털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계약 조건을 완화해 계약금을 최소로 받거나 아예 중도금의 대출 이자를 건설사가 대신 내주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미분양으로) 계약조건이 완화된 단지들은 미래 투자 혹은 정주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방증”이라면서 “소액으로 계약을 할 수 있는 조건만을 보고 분양을 받기보다는 조금 더 신중하게 살펴보고 계약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