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2시 탄핵 심판 3차 변론기일 예정
시민 "불편 감수해야"…지지자 "尹 석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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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경찰들이 배치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오후 2시에 열리는 탄핵 심판 변론에 직접 출석하기로 하면서 헌재 앞은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2025.1.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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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윤석열) 탄핵. 사건번호 2024헌나8. 변론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서울=뉴스1) 유수연 윤다정 장시온 기자 =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 앞 전광판에 이 같은 문구가 쓰여 있었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오늘 오나", "이거 때문에 경찰이 이렇게 많았구나" 등 대화를 나누며 지나쳤다.
경찰, 기동대 64개 부대 배치…헌재 앞 버스로 '차 벽' 세워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건 변론기일 출석을 앞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는 경비가 삼엄했다. 헌재 앞에는 기동대 버스로 차 벽이 세워졌다. 경찰은 사람 1명이 지나갈 정도의 길만 열어두고 정문에 바리케이드를 쳤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헌재 앞에는 기동대 64개 부대(1개 부대당 60~65명)가 투입됐다. 인천경찰청 등 수도권 지방청 기동대도 지원을 왔다. 경찰 기동대 버스는 헌재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떨어진 열린송현녹지광장까지 주차돼 있었다.
헌재와 경찰은 지난 19일 새벽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직후 극렬 지지자들이 벌인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와 전날 오후 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출석 결정이 맞물린 가운데 긴장 속에 청사 보안·경비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의 변론은 오후 2시에 예정돼 있었지만, 현장에 배치된 경찰들은 오전 8시부터 긴장한 분위기였다. 무전은 쉼 없이 울렸고 경찰들은 지도가 그려진 종이를 들고 회의했다.
이날 오전 헌재 정문 앞에 배치된 보안요원은 직원들을 비롯한 입장하는 사람들의 출입증 또는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했다. 취재진에게는 정문 오른쪽에서 기본적인 인적 사항을 기재한 뒤 출입증을 발급받을 것을 다시 한번 안내했다.
헌재 정문으로 통하는 출입로는 물론, 도서관이 위치한 별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 출입구 2곳에도 경찰이 배치된 모습이다. 낮은 담장이 위치한 별관 주변에도 기동대 버스로 차 벽이 만들어졌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전날 오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심판정 입정 시 출입 검색을 강화하고 보안 요원을 증원할 것"이라며 "근무 시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청사 경비를 위한 경찰 인력도 증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근 시민들도 덩달아 '긴장'…"불편한 것보다 안전이 중요"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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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도로 4차선 중 2차선은 버스 차벽으로 막혀 2개 차선만 통행이 이뤄지고 있다. 2025.1.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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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엄한 경비에 근처 시민들은 덩달아 긴장한 듯 어깨를 움츠리고 걸었다. 인근 직장인으로 보이는 여성은 "스나이퍼(저격수)가 깔리는 거 아니냐"고 걱정을 드러냈다. 중국인 관광객은 한복을 입은 딸아이의 손을 꼭 잡고 걸었다.
A 씨(남·58)는 이날 "윤 대통령 출석이 예정돼 있다"고 전하자, "어쩐지 그래서 이렇게 경찰 버스가 많구나"라며 눈을 크게 뜨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A 씨는 "명동까지 경찰 버스가 늘어서 있길래 궁금해서 여기까지 걸어와 봤다"며 "서부지법 난동 같은 일은 다시 없을 거다. 대법원까지 나서서 엄정 처벌하겠다고 하는데 또 그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 인근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B 씨는 "경찰 버스가 많고 다른 때보다 경비가 삼엄한 것 같다"며 "주민으로서 불편하지만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 때문에 불편한 것보다 안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출석을 앞두고 지지자들도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헌재 맞은편에서 '진짜 내란은 부정선거' 등 손팻말을 든 윤 대통령 지지자 3명이 시위 중이었다.
호랑이 옷을 입은 남성은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사형시켜라" 등 과격한 말을 소리쳤다. 시민들은 해당 남성을 피해 멀리 떨어져 걸었다.
오전 9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헌재 앞에서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자, 지지자들이 따가운 눈길을 보냈다. 한 지지자는 비상행동의 '윤석열을 신속히 파면하라' 구호에 맞춰' 윤석열을 석방하라'를 연호했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 사건 3차 변론기일을 연다. 앞서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전날 오후 공지를 통해 "내일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출석한다"며 "원칙상 앞으로 모든 변론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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