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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6 (일)

저커버그 ‘인’ 알트먼 ‘아웃’…역대급 자리 경쟁 붙은 트럼프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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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역대 어느 대통령 취임식보다 ‘자리 싸움’이 치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식 당일 극강의 한파가 예상되면서 25만 명까지 수용 가능했던 ‘외부행사’가 단 2600명만 건물 내로 들어올 수 있는 ‘내부행사’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건물 안에 들어갈 수 있었느냐, 없었느냐, 또 누가 어느 자리에 앉았느냐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본래 미 대통령 취임식은 국회의사당 서쪽 광장에서 개최돼 왔다. 광장 앞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내셔널몰 공원부지까지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4년마다 최대 25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장관이 펼쳐지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취임식 개최 불과 3일 전, 한파로 인한 안전 우려로 국회의사당 건물 내부로 개최 장소가 바뀌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동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미국 국회의사당 로툰다홀에서 47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진행하고 있다. 2025.01.21 워싱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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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취임식의 이른바 ‘VVIP’ 좌석은 국회의사당 상층부 정중앙의 로툰다홀에 총 800석이 마련됐다. 미 국회의사당 건물에는 종 모양의 돔형 지붕이 있는데 로툰다홀은 그 바로 밑에 자리하고 있는 원형 홀이다. 55미터 높이의 돔 천장에는 조지 워싱턴이 승천하는 모습이 그려진 프레스코화가 있고, 둥그렇게 둘러진 벽에는 미국 역사의 하이라이트를 그린 대형 그림들이 걸려 있다. 이달 초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서거 당시 조문용 관이 안치되기도 했던 장소로, 미 국회 건물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공간으로 꼽힌다.

이런 로툰다 홀에 마련된 800석 중에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 연설대 뒤편으로 보이는 좌석은 로툰다 좌석 중에서도 ‘초 VVIP’ 좌석이었다. 이 구역에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JD밴스 부통령, 또 그 직계 가족들 및 전직 대통령 부부, 행정부 핵심인사 등이 앉았다.

관심을 모은 것은 이 구역에 미국의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함께 앉으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first buddy)’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물론이고, 같은 열에 팀 쿡 애플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의 모습이 관찰됐다. 최근 미국에서 서비스 중지로 큰 논란이 돼 온 틱톡의 추 쇼우츠 CEO의 모습 또한 이 구역에서 목격됐다. 로톤다 내의 좌석은 극히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저커버그 CEO와 베이조스 창업주는 각각 아내와 약혼녀의 좌석도 확보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하지만 머스크 CEO와 소송을 벌이는 등 긴장관계인 샘 알트먼 오픈AI의 CEO의 운명은 엇갈렸다. 그는 국회의사당 안에 들어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로톤다 홀에는 자리 잡지 못했다. 이날 로툰다 홀 다음으로 중요한 ‘VIP’좌석은 국회의사당 지하부의 노예해방홀(Emancipation Hall)에 총 1800석이 마련됐는데, 알트먼 CEO는 이 곳에서 목격됐다고 NYT가 전했다. 노예해방홀은 평소 국회의사당 방문자센터 로비로 활용되는 거대한 홀로, 공화당 주지사들과 주요 공화당 기부자들도 이곳에 앉았다.

이날 국회의사당에서 차로 6~7분 떨어진 다목적 경기장인 캐피탈 원 아레나에는 2만여 석이 마련돼 국회의사당에 들어가지 못한 기타 외빈과 지지자들이 모니터를 통해 화상으로 취임식을 관람했다. 하지만 이 인원을 다 합치더라도 2만2600석에 불과해, 당초 취임식 초대장을 받은 22만 명 중 십중팔구는 인근 호텔이나 집에서 TV로 취임식을 봐야 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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