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워싱턴 연방의사당 중앙홀(로턴다)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20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두 정상도 축하 인사를 전하며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한 기대를 내비쳤다.
미국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 화상회의를 열어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우리는 우크라이나 분쟁과 관련해 새로운 미국 행정부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등은 보도했다. 국가안보회의는 통상 금요일에 열리지만, 이번 회의는 취임식 날과 겹치는 월요일에 열렸다. 푸틴 대통령의 회의 장면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약 3시간 전에 공개됐다.
취임 전부터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해 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본격적인 협상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건 위기의 근원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목표는 단기의 휴전이 되어선 안 된다. 분쟁이 지속되도록 군 병력을 재무장하기 위한 휴식이 아니라, 이 지역에 사는 모든 국가와 사람들의 합당한 이익에 기반한 장기적 평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 |
20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관저에서 화상 회의를 통해 국가안보회의를 열었다. 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푸틴 대통령은 악화일로였던 러시아와 미국 관계 개선 가능성도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은 우리 쪽이 아닌 전임 미국 행정부에 의해 중단된 러시아와의 직접 접촉을 복원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봤다. 또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말도 들었다”며 “이러한 입장을 환영한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을 두고 “오늘은 변화의 날이자 많은 문제 해결에 대한 희망의 날”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결단력이 있다. 힘을 통한 평화라는 그의 정책은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최우선 순위인 장기적이고 정의로운 평화를 달성할 기회를 제공한다”며 “우리는 함께하면 더 강해지고, 전 세계와 우리 두 국가에 더 훌륭한 안보와 안정성, 경제 성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7일 키이우에서 슬로바키아 야당 지도자와 회담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정상은 모두 미국과의 협력 또는 대화에 기대감을 전하며 “장기적인 평화”를 강조했지만, 양국의 셈법은 복잡하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포기하는 것을 휴전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가입과 같은 강한 안보 보장 수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취임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내가 남기고 싶은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은 피스메이커(평화를 만드는 사람), 통합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우리가 승리하는 전투 뿐 아니라 우리가 끝내는 전쟁,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일, 우리가 결코 참여하지 않는 전쟁으로 우리의 성공을 측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인 우크라이나 협상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 시점에 대한 전망도 나온다. 앞서 19일 미국 시엔엔(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뒤 수일 내로 푸틴 대통령과 통화 일정을 잡을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그에 따라 국가안보팀은 몇 주 전부터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일정 조율 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지난 10일에도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진 않고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러시아는 그와의 대화에 열려있다고만 했을 뿐 세부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