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16 (일)

"민생으로 승부 봐야"…이재명, 민주당 지지율 부진에 광폭행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은행권 현장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공동취재) 2025.01.20. photo@newsis.com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이후 전략의 무게추를 대여 공세에서 민생으로 옮기고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가시화하며 부각되고 있는 반(反) 이재명 정서를 완화하고, 대안세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중회의실에서 6대 시중 은행장들을 만나 서민금융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경제가 매우 불안정한데 상황이 어려울수록 힘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고통을 받는 게 현실"이라며 "금융기관이 서민과 소상공인들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달라. 정치권의 도움이 필요한 게 있다면 적극 듣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민생 경제와 외교 안보 메시지를 내는 데 집중했다. 윤 대통령 구속과 서울서부지법 소요 사태 등 정치적 현안은 거론하지 않았다. 회의장 뒤쪽 배경천(백드롭)에도 변화를 줬다.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사용해 온 '국민과 함께 내란극복, 국정안정' 문구를 이날 '회복과 성장, 다시 大(대)한민국' 문구로 바꿨다.

같은 날 민주당은 소상공인·청년·장애인·노인 등을 타깃으로 한 입법과제도 발표했다. 지역사랑상품권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의무화하는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 가족돌봄아동과 청소년·청년에 대한 정의와 실태 조사·지원에 관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가족돌봄아동·청소년·청년 지원법안'이 대표적이다.

이동통신사업자가 요금제와 단말장치를 제공·판매할 때 장애인을 차별할 수 없도록 하는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안', 정부로 하여금 국민 복지 증진을 위해 노인일자리를 선정해 고시하도록 하는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법 개정안' 등도 입법과제에 포함됐다. 허영 민주당 경제회복단장은 "의원총회에서 입법과제의 우선순위를 선별한 뒤 당론으로 추인·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허영 단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회복단 'R&D 정상화를 위한 입법 및 정책과제 현장 간담회 '과학기술을 잃으면 미래를 잃는다: 지금 바로 대안을 찾다'에서 신명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카이스트 '입틀막' 당사자 신민기 씨로부터 R&D 정상화와 개혁을 위한 10대 정책과제를 전달받고 있다. 2025.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민주당의 이같은 민생 행보는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준비이자, 당장의 정국 난맥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민주당 내에서는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 하락과 정체가 이어지자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당내에선 민생 안정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형국이다.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장 큰 원인은 윤 대통령 체포·구속 국면에서 보수가 결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렇다고 민주당의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면 위험하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 민주당의 계속된 대여 강공에서 비롯된 중도층의 피로감도 반영됐다고 보고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정서를 반전시킬 수단은 민생과 쇄신형 인사인데, 현재 인사 카드는 쓸 상황이 아니다"라며 "결국 피부에 와닿는 민생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최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지지율 추세에 대해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며 "보수층 과표집과 선결집에 더해 우리 당이 최근 보여줬던 모습에 대한 실망감도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부분을 다 포함해서 (전략을) 검토하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민주당의 독주 속 야권 연대가 느슨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민주당 전직의원은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보수는 결집하는데 야권은 각개전투를 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맏형 역할로서 다른 야당들을 포용하며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 군소정당 관계자는 "비상계엄 이후 민주당이 (다른 야당에 보인) 독단적인 모습에 불만이 쌓여가는 분위기"라며 "민주당이 다른 야당과 역할을 분담을 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음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