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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6 (일)

"원가 이하로 안 판다"…철강사 초강수에도 철근 시세는 또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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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톤당 시세 68만원…건설업 불황에 2년 전 대비 17% 떨어져

최저 마감 가격·감산 조치도 속수무책…올해 고강도 대책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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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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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철강업계가 계속된 철근 시세 하락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원가 이하로 팔지 않겠다는 '최저 마감 가격' 도입 이후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빗나갔다. 계속된 감산 조치도 시세 하락을 막지 못하면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철강사, 톤당 70만 원 이하 판매 중단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근 톤당 시세는 이달 첫째 주 70만 5000원에서 셋째 주 68만 원으로 하락했다. 지난 2023년 말(82만 1000원)과 비교하면 17.1% 떨어졌다.

철근은 건설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 주요 자재다. 최근 건설 경기가 고금리·고환율 영향으로 얼어붙으면서 철근 시세 하락을 부추겼다.

철강사는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난달 최저 마감 가격 도입 이후에도 시세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최저 마감 가격은 판매 가격의 하한선을 정하고 그 이하로는 유통사에 판매하지 않는 특단의 조치다. 현재 업계에선 톤당 70만 원 이상으로 납품하고 있다.

철강사는 대형 건설사와 장기 직거래 혹은 중간 유통사에 판매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철근 매출을 얻는다. 유통사는 중소형 건설사에 철근을 납품하는 중간 역할을 맡는다. 최근 시세 하락은 유통사의 재고 떨이에서 비롯됐다. 현금 유동성에 취약한 중간 유통사들은 건설 경기 악화를 이유로 손해를 감수하고 철근을 판매하고 있다. 결국 저가에 풀린 물량이 시세 하락을 부추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도 높은 감산 정책도 무의미했다. 철강사는 건설 경기 침체에 따라 꾸준히 생산량을 줄였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철강 생산량은 지난 2022년 999만 톤에서 2023년 948만 9000톤으로 감소했다. 지난해(11월 누적)엔 724억 6000톤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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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2024.9.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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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경기 회복 부정적…공장 가동률 50%로 하향 조정

업계에선 시세 반등을 위한 강력한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전방산업인 부동산 경기 반등이 한동안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해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지난달 경기실사지수(CBSI)는 71.6으로 기준점 100을 크게 밑돌고 있다. CBSI는 건설사 입장에서 판단한 건설경기 지표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우선 철강사는 최저 마감 가격 하한선을 순차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고환율과 전기요금 인상 등 원가 압박이 커지고 있어서다. 일부 기업은 2월에 톤당 5만 원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강도 감산 정책도 유지하기로 했다. 업계 1위 현대제철은 설 연휴를 앞두고 인천과 포항의 철근 공장 휴직기를 일주일가량 더 늘리기로 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야간에만 공장을 돌렸고 올해는 전체 가동률을 50%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톤당 70만 원이라는 판매 가격은 원가 이하 수준으로 유통사에 손실을 넘기겠다는 의도는 아니다"며 "현장에서 체감하는 건설경기 우려 해소와 재고 소진이 없으면 시세 악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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