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제지연합회, 두루마리 휴지 평량 비교..국산보다 5~20% 얇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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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쿠팡 등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인도네시아산 휴지들이 국산보다 두께가 얇아 훨씬 가벼운 것으로 확인됐다. 두루마리 휴지의 경우 길이(30m)만 표기하는 관행을 악용해 수입산 PB(자체 브랜드) 상품의 두께를 얇게 만드는 방식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본지와 한국제지연합회가 시중에 판매되는 두루마리 휴지들의 무게를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산 휴지 두 제품이 국산 4개 제품보다 가벼웠다. 구체적으로 인도네시아 제지기업인 아시아펄프앤페이퍼(APP)의 원단으로 만든 △쿠팡베이직 네추럴 3겹 천연펄프 롤화장지 △숨프리미엄 블랙 3겹의 평량(휴지의 단위면적당 무게)이 각각 41.64g/㎡(그램 퍼 스퀘어미터), 40.05g/㎡으로 국산보다 적게는 5%, 많게는 20% 이상 적게 나왔다. 한국산업표준(KS) 권장기준인 42g/㎡보다도 낮았다.
실제로 국산 중 미래생활의 '잘풀리는 집 퀄팅 롤화장지'는 50.11g/㎡, 유한킴벌리의 '크리넥스 3겹 순수 소프트 천연펄프 롤화장지'는 45.29g/㎡, 쿠팡 PB 상품인 '코멧 순백 3겹 라벤더 바닐라 롤화장지'는 43.57g/㎡이었다. 다만 '코멧 코튼 파우더 도톰한 3겹 화장지'는 국산인데도 평량이 41.52g/㎡로 수입산보다 가벼웠다.
평량은 통상 눌려서 변형될 수 있는 휴지의 두께 차이를 가늠하는 척도로 쓰인다. 평량이 가벼울수록 휴지가 얇고 뚫리기 쉽다는 뜻이다. 숨프리미엄 블랙은 평량이 '잘풀리는 집 퀄팅 롤화장지'의 79.5% 수준이다. 잘풀리는 집 휴지를 4겹 쓸 때 숨프리미엄은 5겹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인도네시아산 휴지들의 평량이 낮은 것은 APP 등 기업들이 휴지의 원단 자체를 얇게 만들어 한국에 판매하기 때문이다. 휴지 원단이란 작게 재단, 엠보싱(무늬를 찍는 것), 포장만 하면 휴지가 만들어지는 거대한 두루마리를 말한다. 한해 휴지 원단은 약 60만톤이 소비된다. 이중 수입산 원단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지난해 전체 원단 소비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시장에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쿠팡베이직과 숨프리미엄 휴지는 30개 묶음에 쿠팡 로켓배송 기준으로 국산 휴지들보다 2000~1만7000원 정도 싸고, 많게는 40%까지 저렴하다. 쿠팡베이직은 "30만명 이상 만족했어요"라는 문구가 붙은 쿠팡의 PB 인기 상품이다.
평량 차이를 감안한다 해도 인도네시아산 휴지가 국산보다 싼 건 사실이다. 휴지의 평량당 가격이 쿠팡베이직과 숨프리미엄은 각각 286원, 395원으로 국산 휴지의 50~90% 수준이다. 현행법상 두루마리 휴지의 평량은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관행대로 길이(30m)만 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달청 등은 입찰시 시방서에 평량 기준을 명시해 저품질 휴지의 납품을 막고 있지만 이마트와 홈플러스, 온라인들은 평량 기준도 없고 표기도 자율에 맡긴다. 대형마트 중에는 롯데마트가 KS 권장기준을 넘는 제품만 판매한다.
한 국내업체 관계자는 "국산 휴지가 원료조달과 인건비, 전기료 등의 측면 때문에 비싼 것은 어쩔 수 없으나 적어도 소비자들이 인도네시아산 휴지의 평량과 원산지를 제대로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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