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前 대선 경선 첫 승 거둔 곳 찾아
“더 좋은 날에 대한 믿음 항상 유지를”
흑인 박물관 둘러보며 지난 임기 회고
민권 운동가 등 5명 사면·2명 감형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찰스턴의 로열미셔너리 침례교회를 방문해 4년간의 재임 기간을 돌아보는 현직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연설에 나섰다. 그는 “이 나라의 영혼을 되찾기 위한 투쟁은 힘들고, 현재 진행 중임을 우리는 안다”면서 “지금은 위험과 가능성의 경계에 있다. 그러나 믿음은 우리에게 우리가 꿈꾸는 미국은 항상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희망을 굳게 붙잡아야 한다. 우리는 다가올 더 좋은 날에 대한 믿음을 항상 유지하면서 계속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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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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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캐롤라이나는 2020년 민주당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첫 승리를 거두며 초반 부진을 극복했던 곳이다. 반세기 넘는 자신의 정치 여정에서 가장 빛났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곳에서 임기의 마지막 날을 보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1760년대부터 1808년까지 수만 명의 아프리카 출신 노예들이 미국으로 끌려온 통로였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선창가에 세워진 ‘국제 아프리카계 미국인 박물관’을 둘러보며 자신이 미국 역사상 첫 흑인 국방장관이었던 로이드 오스틴 장관과 첫 흑인 여성 대법관으로 기록된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을 임명한 사실을 거론한 뒤 자신이 행정부를 “미국답게” 만들었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정책기조를 상징하는 사면 5건과 감형 2건에 대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이날 사면 대상에는 1940년 사망한 민권운동가 마커스 가비, 버지니아주 최초의 흑인 하원의장이었던 돈 스콧, 형사정의 옹호 운동가 켐바 프라디아, 총기폭력 예방 운동가 대릴 챔버스(이상 비폭력 마약범죄) 등이 포함됐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이 발효됐다는 소식에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5월 내가 처음 제안했던 중동 관련 합의가 마침내 오늘 결실을 이뤘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일각에선 이스라엘에 확고한 지지를 지속하고 끊임없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내 정책이 미국을 중동 지역의 광범위한 전쟁으로 끌어들일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해왔다”고 회고하며 “하지만 그동안 내가 추진해온 노선을 포기했다면 오늘 우리가 보고 있는 휴전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오히려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광범위한 전쟁의 위험을 초래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휴전협정 타결에 자신의 공이 가장 크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휴전협정 타결 뒤인 지난 16일 인터뷰에서 “우리(트럼프 인수팀)가 이 합의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합의는 결코 없었을 것이고, 인질은 풀려날 수 없을 것”이라며 “바이든이 자기가 했다고 하는 건 불쾌한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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