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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에서는 다소 투박하기는 하지만 언제든지 한 방을 터뜨릴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탄탄한 근육질의 몸에서 나오는 주루는 마치 저돌적인 야생마 같았다. 수비에서는 강력한 어깨를 자랑했다. 주자를 베이스 위에서 잡아낸 뒤 포효하는 모습은 다저스 팬들에게는 짜릿한 희열을, 상대 팀 팬들에게는 뭔가 모를 짜증을 불러 일으켰다.
이처럼 실력으로만 조명을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푸이그는 아쉽게도 그렇지 못했다. 한편으로 기행, 사생활, 그리고 그라운드 위에서의 악동 이미지로도 유명세를 얻었다. 선수단 합류 시간에 맞추지 못해 지각을 하는 일이 언론에 공개될 정도였고, 클럽하우스 내에서 그를 길들이려면 다저스의 스타들도 끝내 포기했다. 야구를 잘할 때는 상관이 없었지만, 실력이 떨어지자 그를 바라보는 시선도 싸늘해졌다. ‘5툴 플레이어’라는 수식어는 사라지고, ‘문제아’라는 이미지만 남았다.
하지만 야구에 대해서는 나름 진심이었다. 2019년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사라진 푸이그는 미국 근처의 리그에서 꾸준하게 뛰며 메이저리그 복귀를 꾀했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는 키움 히어로즈의 유니폼을 입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멕시칸 리그에서 뛰는 것보다는 오히려 KBO리그에서 성공하는 게 메이저리그 복귀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금전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런 푸이그는 2022년 126경기에서 타율은 0.277에 그쳤지만 21홈런과 73타점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자신의 명성 값을 했다. 후반기로 갈수록 더 나아지는 모습에 재계약 대상자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됐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푸이그가 이를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 사법 리스크가 떠올랐다. 푸이그와 키움의 인연은 그렇게 끝나는 듯했다.
그런데 끝난 줄 알았던 인연이 다시 이어졌다. 푸이그는 키움을 떠난 이후 계속 베네수엘라, 도미니카, 멕시코를 오가며 현역을 이어 갔다. 지난해에는 멕시칸 리그에서 여전한 공격력을 뽐냈고, 팀 타선 공격력을 강화를 노린 키움이 다시 푸이그에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한국을 다시 찾는 푸이그의 모습이 큰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이제 옛 동료들을 다시 만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키움히어로즈(대표이사 위재민)는 "오는 23일(목)부터 3월 5일(수)까지 총 42일간 미국 애리조나와 대만 가오슝에서 2025시즌 스프링캠프를 실시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지난 2년간 객관적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최하위에 처진 키움은 3년 연속 꼴찌는 없다는 각오로 단단히 뭉쳐 있다. 2024년 이정후에 이어 2025년에는 김혜성(LA 다저스)과 조상우(KIA)까지 이적해 전력이 더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차분하게 전력을 다듬어 최하위권에서 탈출해 발판을 만든 뒤, 에이스 안우진이 돌아오는 2026년에는 본격적인 순위 상승을 노린다는 구상이 있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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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캠프에는 푸이그는 물론, 지난해 삼성에서 뛰었으나 허리 문제로 논란 끝에 조기 퇴출 비운을 맛본 루벤 카디네스도 합류한다. 지난해 삼성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카디네스는 7경기에서 타율 0.333, 2홈런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허리 부상에 시달리며 끝내 삼성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퇴출 과정에서 상당한 잡음이 있었을 정도로 삼성과 끝이 좋지 않은 모양새였다.
하지만 타격 강화를 위해 ‘외국인 타자 두 명’ 체제를 선택한 키움은 카디네스의 몸 상태가 호전됐다는 판단을 내렸고, KBO리그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려 영입에 이르렀다. 삼성 시절 카데나스라는 등록명을 달았던 그는 올해는 카디네스라는 이름이 새겨진 키움 유니폼을 입고 뛴다.
입단 이후 팔꿈치 수술로 팀에 제대로 공헌하지 못했던 원종현, 지난해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며 기대를 모은 이강준도 주목할 만한 이름이다. 불펜에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두 투수의 활약상은 키움 불펜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주요한 요소다. 2024년 시즌이 끝난 뒤 각각 방출됐으나 키움이 내민 손을 잡은 김동엽 강진성 오선진도 이번 1차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2025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자인 정현우를 비롯한 신인 선수들은 일단 다른 곳에서 몸을 만든 뒤 1군 코칭스태프의 실험을 거칠 전망이다.
키움도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1차 캠프에서 컨디션을 조절한 뒤, 2차 캠프에서는 실전 위주의 일정을 소화한다. 키움은 “1차 캠프를 마친 선수단은 2월 15일(목) 2차 캠프 장소인 대만 가오슝으로 이동해 2월 18일(화)부터 3월 5일(수)까지 대만 가오슝 국경칭푸야구장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중신브라더스, 타이강호크스, 웨이취안드래곤스, 라쿠텐몽키스 등 대만 프로야구팀과 7차례 연습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키움은 “한편, 송성문, 하영민, 이주형 등 선수 12명은 지난 10일(금) 현지 적응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해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 케니 로젠버그는 캠프 시작일에 맞춰 선수단에 합류한다”고 덧붙였다. 미국까지 거리가 있고 시차 적응도 해야 하는 만큼 본진 출국에 앞서 꽤 많은 주축 선수들이 미국으로 떠난 셈이다. 최하위 탈출을 벼르고 있는 키움의 봄은 벌써 시작됐거나, 이제 곧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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