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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9 (수)

[단독] 김성훈 “캐딜락 12대 지그재그로 세워 윤 체포 막아라”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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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차량 12대를 동원해 경찰 등을 막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차장은 체포영장 집행 이튿날인 지난 16일 자신의 지시를 거부한 경호처 간부 2명의 직무를 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한겨레가 경호처와 경찰 등을 취재한 결과 김 차장은 지난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전 직원들에게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 경호처 차량 12대를 동원해 대통령 관저 들머리에서 올라오는 길을 지그재그로 막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또 각 차량 상단의 루프톱을 열어 경호관들이 몸체를 드러내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공수처와 경찰의 진입을 저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일 대통령경호처 직원은 대부분 김 차장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불법적인 지시라는 것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공수처와 특수단은 큰 저항 없이 관저로 진입한 뒤 윤 대통령과 함께 김 차장 등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하려 했다. 지난 3일 공수처와 특수단의 윤 대통령 1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 때 김 차장이 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스크럼을 짜는 등 영장 집행을 막은 것이 주요 혐의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 쪽 변호인들은 김 차장 등 경호처 관계자를 체포하면 윤 대통령이 체포에 응하지 않겠다고 고집했다고 한다. 결국 공수처와 특수단은 윤 대통령만 체포한 뒤 김 차장에게 17일 특수단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김 차장은 현장에서 체포를 피한 하루 뒤인 16일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라는 자신의 지시를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호처 간부 2명을 직무배제했다고 한다. 이어 김 차장은 17일 특수단에 출석했다.



특수단은 김 차장의 증거인멸 등 우려가 크다고 보고 출석 직후 긴급체포를 한 뒤 이튿날인 18일 서울서부지검에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반려했다. 검찰은 지난 3일 윤 대통령 1차 체포 시도 때 경찰이 채증한 동영상에 특수공무집행방해의 증거가 남아있고, 김 차장이 17일 자진 출석한 점을 들어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구속영장이 반려된 19일 석방되어 곧바로 윤 대통령이 있는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경호업무에 복귀했다. 김 차장은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의 사직으로 현재 경호처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 명령을 따르지 않는 경호처 직원에 대해 추가로 징계 등 인사 보복을 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서부지검 관계자는 김 차장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묻는 한겨레의 질문에 “법과 절차에 따라 기각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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