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질량 블랙홀 35% 먼지에 포위돼 은폐
1983년 활동한 우주망원경 자료서 돌파구
옛 적외선 자료 재분석해 블랙홀 수백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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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에 포위 당한 초대질량 블랙홀의 개념도. 미·영 연구진은 1983년 ‘IRAS’ 우주 망원경이 관측한 적외선 감지 자료를 재분석해 초대질량 블랙홀을 최근 다수 발견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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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983년 우주에 쏜 ‘적외선 천문위성(IRAS)’. 운영 기간은 단 10개월이었다. NAS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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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최대 수조개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주변을 포위하듯 감싼 두꺼운 먼지 때문에 실체를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던 ‘초대질량 블랙홀’을 찾을 방법이 발견됐다. 야간이나 연기 속에서 전방 물체를 훤히 보게 해주는 적외선 투시경 원리가 이용됐다. 이 성과는 40여년 전 임무를 마친 ‘노병’ 우주망원경의 관측 자료를 최근 정밀 재분석하는 과정에서 얻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전문지 라이브사이언스는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와 영국 사우샘프턴대 소속 과학자 등이 구성한 공동연구진이 우주에 최대 수조개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초대질량 블랙홀 3분의 1 이상이 두꺼운 먼지로 포위돼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해당 논문은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에 실렸다.
초대질량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최대 수십억배에 이르는, 말 그대로 엄청나게 무거운 블랙홀이다. 질량에서 나오는 강력한 중력을 통해 은하 중심에서 별들이 흩어지지 않게 잡아두는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수천개 발견됐다.
문제는 이런 초대질량 블랙홀이 우주에 더 있을 듯한데도 추가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많은 초대질량 블랙홀이 두꺼운 먼지로 감싸여 있어서다. 초대질량 블랙홀 주변에서는 가스가 고온으로 가열돼 밝은 빛이 나오지만 먼지 때문에 외부로 방출되지 못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우주에 있는 전체 초대질량 블랙홀의 35%가 이런 ‘은폐’ 상태인 것을 알아냈다며, 이후 관측을 더 진행하면 해당 수치가 5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도 연구진은 이번 논문에서 새로운 초대질량 블랙홀을 수백개나 더 발견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40여년 전 임무를 마친 한 우주망원경의 유산 때문이다. 바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983년 우주에 쏜 ‘적외선 천문위성(IRAS)’이다. 운영 기간은 단 10개월이었다.
IRAS가 주로 잡아낸 우주의 빛은 적외선이었다. 적외선은 먼지를 뚫고 나온다. 연구진은 당시 수집된 적외선 관측 자료를 새로 분석해 초대질량 블랙홀에서 나온 것을 포착한 것이다. 40여년 전에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데이터를 다시 꼼꼼히 확인해 ‘노다지’를 캔 셈이다.
연구진은 2012년 NASA가 발사한 고에너지 X선 측정용 우주망원경 ‘핵분광 망원경배열(누스타)’이 찍은 자료를 더해 관측 정확도를 높였다.
연구진은 “40여년 전 임무를 마친 우주관측 장비의 유용성에 놀랐다”며 “초대질량 블랙홀의 역할에 대한 추가 연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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