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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린 사사키는 18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LA 다저스와 계약을 했다면서 ‘로키쇼’의 최종 결말을 직접 공개했다. 언론을 통해서가 아닌, 자신 스스로 이 사실을 공개하면서 쇼의 극적인 퍼포먼스를 더했다. 이로써 짧게는 40일, 길게는 한 시즌 이상 이어진 사사키 영입전은 다저스의 승리로 끝났다. 다저스는 싱글벙글, 영입전에 뛰어 들었던 다른 팀들은 망연자실이다.
최고 시속 165㎞에 이르는 강력한 패스트볼, 여기에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하는 위력적인 스플리터를 앞세운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최연소 퍼펙트 게임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자랑한다. ‘레이와 시대의 괴물’이라는 수식어가 유일하게 허락된 선수니, 현재 일본 내에서 사사키를 얼마나 아끼고 있는지는 잘 드러난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의 뒤를 이을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고교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비상한 관심을 받은 사사키는 최근 3년간 매 경기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몰고 다니며 스타 대접을 받았다. 2023년 시즌 뒤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했다가 원 소속 구단 지바 롯데의 반대와 여론의 역풍을 맞고 뜻을 접은 사사키는 온갖 논란에도 불구하고 2024년 시즌 뒤 다시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혀 기어이 승낙을 얻어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나오면 총액 2억 달러에서 3억 달러 이상도 받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사사키다. 그만큼 거대한 재능은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익히 인정하고 있었다. 그런 사사키는 만 25세 이하 선수로 국제 아마추어 선수 계약 적용을 받았다. 계약금은 많이 받아봐야 700만 달러 중반에 불과하지만, 최대한 빨리 메이저리그로 가 자리를 잡은 뒤 6년 뒤 FA 시장에서 대박을 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에 계약한 오타니 쇼헤이의 뒤를 밟겠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사사키는 다저스의 손을 잡으며 2025년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다. 그런 사사키의 예상 성적은 굉장히 후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일본에서 성공한 투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많았고, 사사키 또한 그 표본에 따라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는 프로젝션이 많다.
대표적인 프로젝션 중 하나인 ‘스티머’는 사사키가 다저스와 계약을 하기 전 흥미로운 2025년 성적 예상을 내놨다. 가장 초기 단계의 예상에서 ‘스티머’ 프로젝션은 사사키가 시즌 26경기에 선발로 나간다는 전제를 깔았다. 26경기에서 148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19,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 3.08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일본에서도 규정이닝을 던져보지 않은 선수이기에 이닝 예상치는 낮게 잡았지만, 그 경기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뛰어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세부 지표를 보면 더 좋다. ‘스티머’ 프로젝션은 사사키의 예상 탈삼진 비율을 31.4%로 예상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특급 지표다. 패스트볼과 스플리터 콤보가 빅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 내다본 것이다. 볼넷 비율은 7.7%로 높지 않았고, 피홈런 비율도 2.6%로 낮은 편이었다. 그리고 팬그래프 기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로는 3.7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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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에 비해 더 완성된 투수로 평가되는 선수이자, 이미 메이저리그를 한 시즌 경험한 야마모토의 경우 ‘스티머’ 프로젝션은 26경기에서 159이닝을 던진다는 가정 하에 평균자책점 3.57, FIP 3.54, 예상 WAR로는 3.1을 제시했다. 투·타 겸업을 하는 오타니는 그렇다 치더라도, 사실 사사키는 일본 경력에서는 야마모토보다 못 미친다. 이를 고려하면 사사키가 스티머 프로젝션에서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그런데 사사키가 이런 예상처럼 2025년 메이저리그에 어마어마한 임팩트를 남길 수 있을지는 설왕설래가 오간다. 그리고 2025년 다저스가 사사키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는 아직 공개된 것이 없다. 이 때문에 지난해 리그 신인상을 받은 폴 스킨스(피츠버그)처럼 데뷔하자마자 리그에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라 예상하는 이도 있고, 적응을 위해 마이너리그부터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혹은 아직 일본에서 규정이닝을 던져보지도 못한 사사키가 메이저리그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선도 있다.
19일(한국시간) ESPN의 특집 칼럼은 그런 측면에서 흥미롭다. 사사키를 오랜 기간 지켜본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이 칼럼에서는 긍정적인 시선, 부정적인 시선을 모두 느낄 수 있다. 일단 관계자들은 사사키의 재능은 인정하면서도, 그가 당장 메이저리그 특급 에이스가 될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았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일본인 투수들은 일본 리그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고 왔다는 점도 다르다고 강조한다. 한 임원은 “사사키는 그들(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인 투수들)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고 단언했다.
스플리터의 위력은 모두가 인정했다. 한 구단 직원은 “아마도 세계 최고의 결정구일지 모른다”고 했고, 한 스카우트는 “메이저리그 타자들보다 스플리터를 더 잘 칠 수 있는 일본 타자들도 혼란스러워했다. 이 투구에 맞설 수 있는 타자는 없다”고 더 강력하게 단언했다. 다만 패스트볼의 경우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빠른 공에 익숙하고, 패스트볼만 던져서는 공략을 당할 것이라 보는 시선이 우세했다. 또한 이닝 측면에서는 아직 물음표가 달려 있다. 한 스카우트는 “세계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처럼 보였지만,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들에 익숙한 이닝을 처리하지는 못했다”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 내다봤다.
이처럼 많은 관계자들의 시선은 사사키가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임에는 분명하지만, 아직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생각은 다저스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앞으로 6년의 서비스 타임이 남아 있는 선수인 만큼 ‘키운다’는 생각으로 접근할 수 있다. 2025년은 적응기로 봐도, 5년의 계약이 더 남아 있는 선수다. 몸부터 철저하게 관리하고, 이닝도 점진적으로 늘려갈 전망이다. 마이너리그 스타트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다저스는 사사키를 기다려 줄 여유가 있는 팀이다. 곳간에 식량이 많기 때문이다. 기다리는 인심도 후할 수 있다. 다저스는 사사키 외에도 블레이크 스넬,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나우라는, 부상만 없다면 강력한 스리펀치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팔꿈치 재활을 마친 오타니 쇼헤이가 시즌 중반 어느 시점 로테이션에 들어온다. 토니 곤솔린, 더스틴 메이, 바비 밀러도 부상을 털고 복귀할 수 있다. 마이크 그로브 등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를 오가는 선발 자원도 많다. 클레이튼 커쇼도 복귀 가능성이 높다.
선발이 넘쳐난다. 굳이 사사키를 급하게 당겨쓸 필요가 없다. 천천히 시작해도 된다. 사사키도 이런 팀 환경에 만족했을 가능성이 높다. 어느 쪽이든 2025년 내내 큰 화제를 모을 사사키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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