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구속·李 불구속’ 형평성 논란 제기
與 “야당 대표는 면죄부… 고무줄 잣대
사법부 신뢰·공정성 땅에 떨어져” 반발
‘사법부 흔들기’로 보수 결집 효과 노려
당내 소장파 “중도 표심 멀어져” 쓴소리
野 “李 재판·수사 출석 거부한 적 없어
물타기 말라… 왜 내란에 갖다 붙이나”
“사법부는 결정적 순간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면죄부를 줬다.”(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 |
與 긴급 비대위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긴급 비대위원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구속되자 여권은 일제히 민주당 이 대표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이 이뤄지는 것을 거론하며 야권과의 형평성 논란을 제기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고리로 대야 공세 총력전에 나서 보수 결집력을 끌어올리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서부지법 난동사태까지 벌어진 가운데 자성 없이 ‘사법부 흔들기’ 전략으로 일관하는 여당의 행보에 당내서조차 “매번 ‘이재명 공격’으로 ‘물타기’해선 중도 민심을 잡을 수 없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긴급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사법부를 향해 “고무줄 잣대”라며 맹공을 펼쳤다. 권 비대위원장은 “재작년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심사 시에 법원에서는 제1야당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며 피의자 방어권 보장이 중요하다는 이유를 들어서 국회의 체포동의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도 같은 주장을 하며 “사법부의 공정성과 신뢰성은 땅에 떨어졌다”고 반발했다.
![]()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한 지난 15일 윤 대통령이 관저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헌정문란 목적의 폭동인지, 이를 멈춰세우기 위한 비상조치인지 결국은 국민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한 법원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권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집행 과정에서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날까지 사법부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대야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조기대선 국면에서 활로를 모색할 시간을 벌기 위해 ‘탄핵 심판’을 최대한 미루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대로 조기대선으로 가면 이 대표에게 유리하니, 여당은 1차 목표를 ‘탄핵 저지’로 두고 지지층 결집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공략만으론 유보적인 중도 표심을 잡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 그 과정에서 사법부 불신을 초래해 극단적 갈등 사태가 반복되리란 우려도 고개를 든다.
![]() |
野 비상 의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의원총회에서 김민석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소장파 김상욱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법원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항소하는 방식으로 법치주의를 존중하는 것이 보수 정당이 가야 할 길”이라며 “우리 당의 일부는 갈등을 극한으로 끌고 가고 있다. 계엄·탄핵의 원인을 정확히 짚어 잘못된 것은 끊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영남권 의원도 “당이 사법부 불신을 조장하는 형태로 가고 있는데, 오늘 새벽 (서부지법) 난동사태도 이런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구속의 선례를 따지려면 그 전 대통령들이랑 비교해야 하는데, 정치논리에 빠져 강경일변도로 가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사법 절차에 따라 재판에 임하고 있다’는 취지로 반박하며 윤 대통령 구속과 이재명 대표의 불구속 수사 등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여권의 주장을 일축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이미 이 대표는 사법 절차에 따라 관련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재판에 넘겨진 것만 해도 5개 아닌가”라며 “재판 출석한 것이 80일이 넘고 시간만 해도 800시간이 넘는다”고 말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도 “야당 대표가 재판 나오라고 할 때 거부했나, 수사기관에서 부를 때 거부하고 안 나왔나”라며 “물타기하지 말라. (야당 대표 사례를) 왜 내란 사태에 갖다 붙이나”라고 꼬집었다.
김나현·이지안·박영준·조병욱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