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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와 관련해 1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가 발생한 이후 서울서부지법 간판이 쓰러져 있다. 문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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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를 두고 국민의힘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탄핵 반대파 의원들이 대통령 관저 앞에 몰려가고 ‘백골단’ 기자회견을 주선하는 등 극단적 지지층과 밀착하는 동안 당 지도부가 이를 방치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서울서부지법을 비판하는 논리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폭력 사태에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시위대만의 책임이 아니라거나 체포된 시위대에 당의 지원을 약속하며 옹호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탄핵 반대파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공수처 수사, 서부지법 영장은 불법’이라고 주장할 때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해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왔다. 지난 4일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탄핵 반대 집회에 여당 의원 8명 이상이 참석해 “좌파들의 내란 선동에 굴복해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비상계엄에 문제가 없다거나 2차 계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집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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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국회 소통관에서 하얀 헬맷을 쓴 반공청년단의 출범 기자회견을 소개하고 있다.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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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뒤인 6일엔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45명의 의원이 관저 앞에 집결했고, 지난 15일에는 35명의 의원이 관저 앞에 모여 2차 체포영장 집행이 ‘불법’이라고 규탄했다. 당 지도부는 당 차원의 참석은 아니고 선을 긋는 수준의 대처에 그쳤다. 김민전 의원은 지난 9일 윤 대통령 체포 반대 활동을 하던 ‘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해 논란이 일었다. ‘백골단’을 산하 조직으로 명시한 단체라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당 지도부의 징계는 없었다.
당 지도부도 윤 대통령 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와 공수처와 서부지법 때리기에 나섰다. 공수처 수사와 서부지법의 영장 발부를 모두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사법부 불신 논리를 확산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5일 비대위 회의에서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체포영장 받아낸 것부터 영장 쇼핑”이라며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들이 장악한 서부지법으로 갔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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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와 관련해 19일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서부지방법원 모습. 문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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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이같은 행보는 윤 대통령 구속 여부 판단을 기다리는 서울서부지법 현장까지 이어졌다. 윤상현 의원은 현장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독려하며 “우리 젊은 17명의 젊은이들이 담장을 넘다가 유치장에 있다고 해서 관계자하고 얘기를 했다. 아마 곧 훈방이 될 것이다”고 발언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다시 한번 애국시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법원 난입·폭력 사태에 지지자들의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시위대를 옹호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어제 현장은 폭력의 책임을 시위대에 일방적으로 물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찰의 과잉대응 때문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민노총(민주노총) 등 다른 불법집회에서 볼 수 없었던 경찰의 과잉 대응, 폭력 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충분한 진상을 규명해달라”고 말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대통령의 외롭고도 힘든 성전에 참전하는 아스팔트 십자군들은 창대한 군사를 일으켰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논란이 된 후 해당 문장을 삭제하고 “윤 대통령과 뜻을 함께 하며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적은 것일 뿐 폭력 사태를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고 그런 뜻으로 쓴 글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여당 일부 인사들은 폭동 연루자들에 대한 법률 지원을 약속했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대표는 폭동에 연루된 이들에게 무료변론을 하겠다고 밝혔다. 황 전 대표는 SNS에 “저는 지금 대통령 지키려다가 어제·오늘 체포된 분들을 각 경찰서를 돌며 면회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무료 변론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도 SNS에 “공수처장 차량을 둘러싼 소중한 청년들이 체포되어 경찰서에 있다”며 “석동현 변호사와 변호사 당협위원장 두 분이 자정이 넘어 현장에 도착했다. 당에서도 적극 지원해 주기로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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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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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흐름을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와 관련해 “(당내 일부가) 극우·맹목 세력을 선동하면서 점점 폭력적 성향으로 끌고 가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아닌 건 아니라고 하고 끊어낼 건 끊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여당 국회의원이 백골단이라는 사람들을 국회 회견장으로 불러들여 마이크를 쥐어주고 백색 테러를 부추길 때, 좀 더 강하게 질책하지 못했던 것이 오늘의 사달을 낳았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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