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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8 (화)

[코린이탈출] 똑같은 예치? 스테이킹과 고파이·이자농사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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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미지=챗GPT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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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장에도 은행처럼 가상자산을 예치하고 이자를 받는 스테이킹이 있습니다. 장기투자를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그냥 거래소 지갑에 자산을 그대로 두느니,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예치해 이자수익을 올리는 게 이득이죠. (본보 2025년 1월 11일 자 <[코린이탈출] 은행 예금 이자와 같은 가상자산 ‘스테이킹 이자’>)

스테이킹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블록체인 합의 알고리즘이 ‘지분증명(Proof of Stake)’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PoS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더리움과 카르다노, 솔라나 등만 스테이킹이 가능하고 작업증명(Proof of Work) 방식으로 운영되는 비트코인은 스테이킹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가상자산 투자자라면 몇 년 전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고 현재는 문제가 되고 있는 투자상품 ‘고파이’를 들어봤을 것입니다. 고파이는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비트코인도 예치하고 이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가상자산 예치는 PoS 방식만 된다고 하더니 어떻게 비트코인을 예치할 수 있었을까요.

◇ 스테이킹·이자농사, 같은 예치여도 목적과 이자율 다르다

정확히 말하면, 고파이를 비롯한 투자상품은 스테이킹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고파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디파이(De-fi)’와 ‘이자농사(일드파밍·Yeild farming)’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요, 스테이킹이 투자자의 가상자산을 직접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예치한다면, 이자농사는 네트워크가 아닌 디파이 플랫폼에 예치해 두는 것으로 구분하면 됩니다.

이자농사의 개념이 등장한 디파이는 탈중앙화 금융(Decentralized Finance)을 뜻합니다. 탈중앙화 금융에서는 중앙은행 같은 중개자 없이 블록체인 위에서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해 거래가 성사됩니다. 이때 중앙은행이 없기 때문에 가상자산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균형이 맞지 않을 때를 대비해 유동성이 필요하죠.

이 때문에 디파이 플랫폼에서는 유동성을 공급해 줄 투자자들이 필요해집니다. 그리고 스테이킹에서와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어떤 가상자산을 들고 있는 투자자가 당장 그 가상자산을 매도할 계획이 없다면 일정 기간 자신의 가상자산을 유동성을 위해 빌려주고, 그 대가로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는 것을 이자농사라고 합니다.

다시 스테이킹과 이자농사를 비교해 보면, 이 두 가지는 가상자산을 예치해 보상을 얻는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하지만 스테이킹이 PoS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보안과 운영에 기여하기 위해 투자자가 자신의 코인을 예치한다면, 이자농사는 디파이 플랫폼에서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자신의 코인을 예치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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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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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농사에 몰린 투자자 되찾기 위해 탄생한 ‘고파이’

따라서 이자농사는 PoS 방식일 필요가 없고 디파이 플랫폼에서 쓰이는 가상자산이라면 어떤 가상자산이든 예치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스테이킹이 일정기간의 락업(Lock-up)이 필요하고 코인가격 변동이 위험으로 꼽힌다면 이자농사는 일반적으로 자유롭게 예치와 출금이 가능하며 스마트 계약이 해킹되거나 유동성이 손실되는 등 위험성이 좀 더 큰 것이 특징입니다. 평균적으로 이자농사의 연간보상율(APY)이 스테이킹보다 더 높은 이유기도 합니다.

2021년 쯤부터 국내에서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이유로 디파이 이자농사가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함께 등장한게 고파이를 비롯한 중앙화거래소 예치상품입니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거래소 대신 직접 디파이 플랫폼에 자산을 예치하고 디파이에서 거래를 하기 시작하면서 거래소 이용률이 떨어지자 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고파이는 스테이킹, 이자농사와 달리 거래소에 예치해 두면 이를 가상자산 운용사들이 알아서 운용하고 투자수익을 이자로 지급하는 상품입니다. 앞의 두 가지보다 훨씬 간단한 구조죠. 단 운용사나 대출기관이 파산하거나 거래소가 불안정할 시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위험이 존재합니다. 고파이의 경우 운용사였던 제네시스캐피탈이 파산하면서 지금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주원 쟁글 리서치 연구원은 “스테이킹과 일드파밍 등 가상자산업계에는 예치 후 보상을 받는 상품이나 프로토콜이 다양하다”며 “해당 프로젝트나 서비스가 어떤 구조로 수익을 내고 있는지 꼭 확인하고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확인한 뒤 자신의 리스크 선호도와 투자 목표 등을 고려해 선택하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민서연 기자(mins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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