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다음 주부터는 비상계엄에 가담했던 군경 수뇌부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줄줄이 증인으로 불려 나올 예정입니다.
특히 김용현 국방장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내란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지금 윤 대통령은 특히 위헌성이 명백한 계엄 포고령 1호를 콕 집어서 김 전 장관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 전 장관이 과거의 계엄 포고문을 잘못 베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이준범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측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군사정권 시절의 계엄 포고문을 베껴 쓰는 과정에서 '국회 활동 금지' 문구가 들어갔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이 있었던 시절의 포고문을 베끼다 문구가 잘못 들어갔다는 겁니다.
윤 대통령 측이 언급한 이 시기에 확인되는 계엄 포고문은 모두 4건입니다.
1972년 10월 17일 선포된 계엄 포고 1호는 "모든 정치활동 목적의 옥내외 집회 및 시위를 일절 금한다"고 명시했고, 1980년 5월 17일 포고령은 2항에서 "모든 정치활동을 중지하며, 정치목적의 옥내외 집회 및 시위를 일체 금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두 포고문 어디에도 12.3 내란 포고문 1항에 담긴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를 금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으니 베껴올 수도 없는 겁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12월 3일 밤 11시 반부터 6차례 전화로 "국회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 다 체포해, 잡아들여, 국회의원들 다 포고령 위반이야, 체포해"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진우 수방사령관도 4일 새벽 0시 반부터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 업고 나오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 끌어내라"는 윤 대통령 지시를 받았습니다.
[이진우/전 수방사령관 (지난 14일)]
"제가 지금 공소제기돼 있어서, 이 부분은 제가 여기서 답변드리기가 여러 가지 제한이 되겠습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 곽종근/전 특전사령관 (지난 14일)]
"<체포의 체 자도 꺼내지 않았다, 이런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지 얘기를 해 보라는 거예요.> 저는 사실대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얘기하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분명하게 사실대로 말하고 있습니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마저 "포고문을 잘못 적은 게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
계엄 핵심 인사 4명 모두 윤 대통령 측 발언을 거짓이라고 증언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전 포고문을 잘못 베꼈을 뿐 국회를 마비시킬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알고보니 이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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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ljoonb@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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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부터는 비상계엄에 가담했던 군경 수뇌부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줄줄이 증인으로 불려 나올 예정입니다.
특히 김용현 국방장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내란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지금 윤 대통령은 특히 위헌성이 명백한 계엄 포고령 1호를 콕 집어서 김 전 장관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 전 장관이 과거의 계엄 포고문을 잘못 베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이준범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 측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군사정권 시절의 계엄 포고문을 베껴 쓰는 과정에서 '국회 활동 금지' 문구가 들어갔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이 있었던 시절의 포고문을 베끼다 문구가 잘못 들어갔다는 겁니다.
윤 대통령 측이 언급한 이 시기에 확인되는 계엄 포고문은 모두 4건입니다.
이 가운데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은 72년과 80년 포고문에서만 확인됩니다.
1972년 10월 17일 선포된 계엄 포고 1호는 "모든 정치활동 목적의 옥내외 집회 및 시위를 일절 금한다"고 명시했고, 1980년 5월 17일 포고령은 2항에서 "모든 정치활동을 중지하며, 정치목적의 옥내외 집회 및 시위를 일체 금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두 포고문 어디에도 12.3 내란 포고문 1항에 담긴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를 금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으니 베껴올 수도 없는 겁니다.
윤 대통령 측의 주장은 관련자들의 수사 결과와도 배치됩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12월 3일 밤 11시 반부터 6차례 전화로 "국회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 다 체포해, 잡아들여, 국회의원들 다 포고령 위반이야, 체포해"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진우 수방사령관도 4일 새벽 0시 반부터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 업고 나오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 끌어내라"는 윤 대통령 지시를 받았습니다.
[이진우/전 수방사령관 (지난 14일)]
"제가 지금 공소제기돼 있어서, 이 부분은 제가 여기서 답변드리기가 여러 가지 제한이 되겠습니다."
곽종근 특전사령관 역시 대통령 지시라면서 "국회의원 150명이 넘으면 안 된다",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 다 끄집어내라"고 부하들에게 전파했습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 곽종근/전 특전사령관 (지난 14일)]
"<체포의 체 자도 꺼내지 않았다, 이런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지 얘기를 해 보라는 거예요.> 저는 사실대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얘기하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분명하게 사실대로 말하고 있습니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마저 "포고문을 잘못 적은 게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
계엄 핵심 인사 4명 모두 윤 대통령 측 발언을 거짓이라고 증언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전 포고문을 잘못 베꼈을 뿐 국회를 마비시킬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알고보니 이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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