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실험극 ‘암 오페라’ 내한
3월 대구서 두차례 공연
현대무용 결합 파격 작품
예술의전당 5월 ‘물의 정령’
물시계 소재, 영어로 제작
광복 80주년 한국사 작품도
대구서 ‘그 한개의 별’ 재연
국립오페라단 ‘화전가’ 선봬
3월 대구서 두차례 공연
현대무용 결합 파격 작품
예술의전당 5월 ‘물의 정령’
물시계 소재, 영어로 제작
광복 80주년 한국사 작품도
대구서 ‘그 한개의 별’ 재연
국립오페라단 ‘화전가’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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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상연된 배삼식 연극 ‘화전가’의 한 장면. 국립오페라단은 이 원작에 최우정 작곡가·정영두 연출가까지 뭉친 창작 오페라를 10월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제공 = 국립극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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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오페라 극장엔 과거 유럽 귀족의 유희를 넘어선, 지금 우리네 이야기를 담은 뜻깊은 작품들이 잇따라 오른다. 기존의 작품을 해체·재해석해 현대음악과 결합한 ‘암오페라’, 한국적 소재로 만든 영어 오페라 ‘물의 정령’, 6·25 전쟁 등 아픈 역사를 다룬 ‘화전가’ 등 각양각색 작품들의 상연 계획을 살펴봤다.
먼저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0·21세기 현대 오페라의 요소들을 파격적으로 재구성한 작품 ‘암오페라’(Amopera)를 3월 22일과 23일 양일간 무대에 올린다. 세계 정상급 현대음악 연주단체인 오스트리아의 클랑포룸 빈, 연극·무용·미술 등에서 활동하는 벨기에의 니드컴퍼니가 협업해 2022년 11월 초연했던 작품이 내한한다.
장르는 이른바 ‘메타 오페라’다. 심리학에서 제3자의 관점으로 한 발 떨어져 자기를 인식하고 성찰하는 능력을 ‘메타 인지’라고 말하는 것처럼, ‘메타 오페라’는 전통적 오페라 형식, 제작 방식, 내용, 역사적 맥락 등을 해체해 분석하고 비판하는 시각을 말한다. 클랑포룸 빈의 피터 폴 카인라드 대표는 “단일 오페라에서 벗어나 다른 오페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연결 지점을 탐구하면 완전히 새로운 관점이 나타날 수 있다”며 “많은 이들이 서로 다른 언어와 태도로 작업한 것을 하나의 큰 그림 속에 위치시키는 작업”이라고 밝혔다.
‘암오페라’의 경우 지난 100여년간 발표된 총 16개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이탈리아 살바토레 샤리노의 ‘루치 미에 트라디트리치’(1998년 초연) 중 ‘내 숨이 돌아오네’로 시작해 영국 벤저민 브리튼의 ‘루크레티아의 능욕’(1946년 초연) 중 ‘그녀는 장미처럼 잠든다’로 끝나는 구성이다. 보통 오페라가 노래, 대사, 무대·의상 등의 요소로 화려한 볼거리 제공한다면 이 공연엔 이런 요소들이 빠져있다. 등장인물과 악기들은 정해진 서사를 따르기보다 실험적이고 본능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괴상한 몸짓,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예술의전당도 이례적으로 오페라 제작 극장으로서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세계 초연작 ‘더 라이징 월드(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을 5월 25, 29, 31일 선보이기로 했다. 한국의 물의 정령과 물시계를 소재로 삼아 만든 영어 오페라다. 제작은 해외 관계자들이 주도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활약하는 지휘자 스티븐 오즈굿, 스페인 테아트로 레알의 유명 연출가 저스틴 웨이, 호주 작곡가 메리 핀스터러와 극작가 톰 라이트 등이 참여했다. 출연진으로는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로빈 트리츌러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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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연에 이어 올해 8월에도 광복 8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창작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 [사진 제공 = 대구오페라하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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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을 맞아 한국사를 담은 한국어 오페라들도 기대를 모은다. 8월 20~23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선 민족시인이자 독립운동가 이육사의 생애를 담은 자체 제작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이 공연된다. 지난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첫선을 보인 후 또다시 관객과 만난다.
국립오페라단도 우리 역사를 다룬 자체 레퍼토리를 한 작품 더 추가한다. 10월 25~2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선보일 ‘화전가’다. 배삼식 극작가의 동명 연극을 오페라로 각색한다. 앞서 원작 연극 화전가도 2020년 국립극단 70주년 기념작으로 상연돼 연일 매진을 기록한 수작이다. 1950년 6·25 전쟁 발발 직전 경북 안동을 배경으로 여성 9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경북 사투리의 리듬을 따라 이야기가 정답게 흐르는데, 실은 집안 남성 대부분 일제 독립운동이나 좌우 이념 갈등 등 시대에 휩쓸려 세상을 떠났거나 투옥 중이다. 일상의 공백을 메우며 살아가는 애달프고도 단단한 여인들의 삶과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화전놀이(음력 3월 3일의 꽃놀이)를 통해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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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상연된 배삼식 연극 ‘화전가’의 한 장면. 국립오페라단은 이 원작으로 최우정 작곡가·정영두 연출가까지 뭉친 창작극을 10월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제공=국립극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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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배삼식이 대본을 쓰고, 작곡가 최우정, 연출가 정영두가 제작에 참여한다. 최우정은 지난 2019년에도 국립오페라단과 손잡고 배삼식 연극 ‘1945’를 오페라로 만들어 호평받았다. 정영두의 경우 오페라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앞서 음악극 ‘적로’에서 최우정·배삼식과 합을 맞췄던 터라 이번에도 공연계 기대가 높다. ‘화전가’의 오페라 지휘는 독일 오스나브뤼크 시립극장 최초의 동양인 상임 지휘자로 활약 중인 송안훈이 맡는다.
이 밖에 국립오페라단은 6월 프로코피예프 전막 오페라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을 국내 초연으로 선보인다. 12월엔 4~7일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공연한다. 상연 시간이 5시간을 넘는 대작이며,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공동 제작이다. 서울시향이 10년 만에 나서는 오페라 연주인 데다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직접 지휘를 맡아 클래식 애호가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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