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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필사’. 사진|더 휴먼 |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헌법 필사(筆寫) 열풍이 불면서 관련 책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교보문고가 17일 발표한 1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노벨상 수상에 빛나는 한강 작가의 소설이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1~3위를 석권했다. ‘소년이 온다’가 11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가 2, 3위였다.
양귀자의 ‘모순’(8위), 정대건의 ‘급류’(9위), 한강의 ‘흰’(10위)도 10위에 들어 상위 10위권에 소설 여섯 작품이 포진, 소설 강세를 이어갔다.
정초에도 필사 도서의 꾸준한 인기 속에 특히 ‘헌법 필사’가 99위로 100위권에 진입한 점이 눈에 띈다.
좋은 책을 베껴 써보며 집중하고, 잡념을 떨치는 필사는 MZ세대에 독서 열풍이 불면서 함께 힘을 받고 있다. 종교 경전이나 시집이 아닌 아예 필사를 위한 책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는 베스트셀러 22위에 올랐다.
특히 탄핵 정국과 맞물리면서 ‘헌법 필사’가 99위로 베스트셀러 대열에 처음 진입했다. 독자들의 관심 속에 품귀현상까지 발생했다고 교보문고는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국 혼란이 헌법 77조에 계엄 선포 요건으로 명시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라고 판단했기에 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탄핵 정국 속에 헌법 조항을 뜯어보겠다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필사로 이어지고 있는 것.
교보문고 관계자는 “법과 정치에 관해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시기에 ‘헌법’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쓰면서 되새기는 필사 도서에 젊은 독자층의 움직임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국민이 권력인 나라, 일생에 한번 헌법을 필사하라’는 카피가 혼란의 연속인 시국에 와닿는다. 책은 ‘국가는 헌법 아래 모든 것을 집행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며 헌법 전문과 이를 필사할 수 있는 노트를 나란히 배치했다. 제1장 총강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시작으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 국회, 정부, 법원, 헌법재판소, 선거관리 등 헌법 전문을 읽고 따라 써볼 수 있다.
책 리뷰에는 “비상계엄 선포 후 국민은 헌법을 봐야 함을 깨달았다. 필사하며 새기겠다”, “혼동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 책을 샀다”는 글들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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