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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0 (월)

[단독] OK금융, 한양증권 우선매수권 포기한다... KCGI 인수 신청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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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서울 여의도 한양증권 사옥. / 한양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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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 1월 16일 17시 44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OK금융그룹이 한양증권 인수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면서 사모펀드 KCGI의 한양증권 인수가 막바지 단계에 들어갈 전망이다. OK금융그룹은 한양증권을 매수하려는 KCGI 펀드의 자금줄 역할을 했는데, 내심 한양증권 인수를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그러나 OK금융그룹이 대부업체 러시앤캐시로부터 시작한 기업이다 보니 금융당국의 시선이 따가웠다. OK금융그룹은 우선매수권을 포기해야 했고, 그에 앞서 최근 대부업에서 완전 철수했다. 그런 만큼 KCGI의 인수 승인과 관련한 우려는 상당 부분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GI와 OK금융은 주주 간 계약 조항에 OK금융 우선매수권 포함 여부를 두고 이견을 보여왔는데, 최근 포함하지 않는 방향으로 최종 합의했다.

우선매수권이 계약에 포함되면 KCGI가 향후 엑시트(투자금 회수)할 때 한양증권은 OK금융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생긴다. OK금융은 우선매수권을 원했으나, OK금융에 대한 금융당국 시선이 곱지 않다 보니 KCGI는 넣지 않길 원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양증권 같은 금융사를 사들여 대주주가 되려면 금융당국의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인수 대금을 일정 수준 이상 낸 출자자(LP)도 함께 자격 심사 대상에 오른다. 정확한 결과는 금융위원회가 KCGI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서를 받아 검토해야 나오지만, 현재로선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대주주 결격 사유는 없어 보인다”며 “(문제가 됐던 LP의) 대부업도 작년 말 다 정리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OK금융은 지난해 30일 공정거래법상 공시 대상 계열사로 분류된 ‘H&H파이낸셜’과 ‘옐로우캐피탈’을 최종 청산 처리했다. 이들 두 업체는 최윤 OK금융 회장의 친동생 최호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채권추심업체 비콜렉트대부의 자회사로, 불법 영업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청산은 OK금융이 2014년 예주·예나래저축은행(현 OK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10년 뒤인 2024년까지 대부업을 완전히 철수하기로 금융당국과 약속한 데에 따른 것이다. OK금융은 2018년 원캐싱을 시작으로 2019년 미즈사랑, 2023년 러시앤캐시 등 차례로 대부업과 거리 두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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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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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는 지난해 9월 19일 한양학원·백남관광·에이치비디씨 등 한양증권 최대주주와 한양증권 지분 29.6%(보통주 376만6973주)를 2204억원에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OK금융과 메리츠증권이 각각 1000억원 안팎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KCGI가 작년 10월 중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우선매수권 문제 등을 두고 OK금융과 입장이 갈리면서 KCGI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은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회사가 마음대로 신청서를 내는 것이 아니라, 제출하기 전에 어느 정도는 금융위와 교감이 이뤄져야 한다. 금융당국이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낸 만큼 KCGI의 신청서 작성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완료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신청서에 기재된 내용이 미흡할 경우 금융당국은 회사에 자료 보완을 요구하고 심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심사 항목은 탄탄한 자기자본과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과 조세범처벌법 위반 여부 등이다. 이 경우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회피할 목적의 이면 계약 여부도 들여다본다.

2023년 KCGI는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고 통과한 바 있어 그간 변동 사항이 없으면 이번에도 같은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KCGI는 메리츠자산운용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화 한 달 뒤 간판을 KCGI자산운용으로 바꿨고, 1년 만에 공모펀드의 순자산을 22%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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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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