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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5 (토)

[단독] ‘비만치료제’ 지투지바이오 특허 소멸...특허청, 펩트론 손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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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주성분 세마글루타이드 제조 특허
지난해 특허취소 판결 내렸지만 이의신청
항소심에서도 원심 유지...특허 소멸 처리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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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지투지바이오의 특허가 소멸됐다. 당뇨·비만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벌어진 펩트론과 지투지바이오의 특허 분쟁이 사실상 펩트론의 승리로 끝난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청은 지투지바이오가 2021년 2월 출원한 특허 ‘제2375262호’를 최근 소멸시켰다. 이 특허는 ‘GLP-1 유사체, 또는 이의 약학적으로 허용가능한 염을 포함하는 서방형 미립구를 포함하는 약학적 조성물’에 대한 것으로, 국내에서 세마글루타이드 장기지속형 제제를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광범위한 특허다.

지난해 8월 특허청 특허심판원은 지투지바이오의 해당 특허 등록을 취소하는 심결을 내린 바 있다. 해당 특허의 제한 범위가 과도하다는 게 특허청의 판단이었다. 이 특허에 대한 취소신청인은 ‘자연인’인 김옥자 씨로 명기돼 있다.

이번 특허 소멸 처리는 지투지바이오가 항소한 데 따른 결과다. 지투지바이오는 특허취소심결에 대해 특허법원에 소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진해서 소를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펩트론은 2023년 11월 지투지바이오를 상대로 특허무효심판청구를 제기한 바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원고의 소 취하로 취소심결이 확정돼 심결대상인 특허가 소멸했으므로 펩트론이 청구한 특허무효심판은 심결대상이 없어 지난 13일 심결 각하됐다”고 설명했다.

이 특허 핵심은 서방형 미립구(마이크로스피어)다. 펩트론과 지투지바이오 모두 미립구를 활용해 약 효과를 늘려주는 약효지속 플랫폼을 개발했다. 미립구는 초소형 원형 형태로 이뤄진 아미노산 중합체다.

이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펩트론은 장기지속형 플랫폼 ‘스마트데포’를 개발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일라이 릴리는 펩트론의 스마트데포 기술을 릴리의 펩타이드 약물에 적용하는 ‘플랫폼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지투지바이오는 이희용 대표가 2017년 펩트론에서 독립해 만든 회사로, 펩타이드와 저분자 화합물을 지속형 주사제로 바꿀 수 있는 ‘이노램프(InnoLAMP)’ 플랫폼 기술이 핵심이다.

펩트론 입장에서는 특허무효심판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지투지바이오의 항소 가능성이 남아 있어 법적 분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한 변리사는 “이번 특허 소멸은 분쟁의 근본 원인이 완전 제거된 것으로 펩트론에게 있어 소송 승소보다 더 좋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투지바이오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투지바이오가 최근 글로벌 제약사와 비만치료제의 약효 지속 기간을 늘리는 기술과 관련한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에서 해당 특허가 소멸되면서 계획대로 될 수 있을 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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