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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5 (토)

김용원, “이름 알리려는 거냐” 동료위원 비판에 “툭하면 시비” 또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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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달 5일 열린 인권위 상임위원회 모습.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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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동료 위원에 대해서 그러한 발언을 하실 수가 있죠? 그렇게 해서 위원님 이름이 좀 더 알려지고 싶으신 거예요? 그게 목적입니까?”



1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서 열린 2025년 제2차 상임위원회에서 남규선 상임위원이 김용원 상임위원을 향해 말했다. 이날도 김용원 위원은 동료 인권위원을 향해 “범죄행위”, “철면피” 등의 극단적인 표현을 했다.



이날 남규선 상임위원은 상임위가 시작하자마자 12·3 내란 사태를 정당화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 안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안건은 김용원 위원이 한석훈·김종민·이한별·강정혜 위원과 공동발의했다. 남 위원은 “인권위 상담 전화를 받는 상담사들이 항의 전화에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고, 직원들이 인권위에서 일한다고 말하는 게 부끄럽다고 하고 있다. 이 안건이 인권과 무슨 상관이 있나? 탄핵 반대 세력의 대변인 같은 주장일 뿐이다. 위원장께서 위원회를 대표해 유감을 표해달라”고 요구했다. 실제 김용원 상임위원실에서 정책비서관으로 일해 온 ㄱ사무관은 지난 10일 “문제의 안건에 대해 부끄러움과 분노를 이기지 못하겠다”며 사직서를 제출하고 14일 마지막 출근을 했다.



이에 대해 김용원 위원은 30여분간 자신의 주장을 강조했다. 안건을 철회하라는 각계의 요구를 “터무니없는 억지소리”라고 일축했고, ‘내란 공범이 되기를 거부하는 인권위 과장들’ 명의로 내부망에 올라온 직원 성명에 대해서는 “내란 다 끝난 지가 언제인데 어떻게 내란이 공범이 되느냐”면서 “왜 익명으로 썼냐. 비열하다”고 했다. “인권위 직원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지지한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린 김동연 경기도 지사에 대해서는 “범죄행위를 치켜세웠다”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 국회 대리인단의 공동대표로 활동하는 송두환 전임 인권위원장을 언급하며 “인권위에 좌우가 없다더니 철면피하게 거짓말을 늘어놓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해당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었던 전원위가 인권단체 항의로 무산된 데 대해서는 “명백한 범죄 행위를 진압해 달라는 경찰 출동요구를 하지 않았다”며 안창호 위원장을 탓했다. 안건 발의를 비판하는 남 위원을 향해서는 “걸핏하면 저한테 시비를 거시는데 제 생각에 남 위원은 좌파 전체주의 집단의 조직원이자 하수인”이라고 말했다. 방청하던 인권위 직원들조차 “듣고 있을 수가 없다”, “인권위 회의장에서 어떻게 그런 말이 가능하냐”고 큰소리로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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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인권위원회 소속 고민정 의원(왼쪽 세 번째)과 서미화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윤석열 위험계엄 및 내란 피해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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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 위원의 이런 발언들에 대해 남규선 위원은 “김용원 위원님께서 하시는 일들은 인권하고 아무 관련이 없다”며 “오직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고 그것이 외부에 알려져서 본인의 얼굴이 언론에 나오고 본인의 발언이 보도되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실제 김 위원은 인권위 주요 현안에 대해 따로 기자회견을 여는가 하면, 회의 때 막말을 하고 비난을 받아도 이를 오히려 즐기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는 인권위 내외부 평가를 받았다.



지난 13일에는 전원위원장에 들어가려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 등 인권단체 활동가들에 가로막히자 돌아서지 않고 한 시간여 동안 “내란수괴에게도 인권이 있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인권위의 한 직원은 “김용원 위원의 극단적인 발언은 언론의 보도를 유도해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원 위원은 인권위에 오기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과 민주당, 무소속을 오가며 수차례 출마를 시도했다. 다만 경선에 떨어지거나 선거에서 패배했다.



반면 이날 이충상 위원은 문제가 된 안건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대신 신상 발언을 자청해 “11월1일에 사표를 내고 12일31일자로 수리되기를 희망했으나 비상계엄이 선포되는 등 중대하고 긴급한 사태가 전개돼 정리를 못 했다”며 “2월 말일까지만 근무하고 이후에 후임자가 선출되지 못하더라도 출근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다음 주 개인 휴가를 내 문제의 안건이 재상정될 수도 있는 월요일 전원위에 참석할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안창호 위원장은 “(계엄 관련 안건과 김용원 위원 막말에 대해)유감을 표해달라는 남규선 위원의 요구에 대해 “이런 일이 없도록 자제해야 한다”고만 말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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