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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5 (토)

사설 소방업체 고용에 하루 1500만원…일부 부촌은 피해 안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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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건물만 지키는 소방관

미 서부서 부유층 수요 증가

공공 소방용수 고갈 우려도

경향신문

화재 진압도 ‘부익부 빈익빈’ 대규모 ‘팰리세이즈 산불’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말리부를 휩쓸고 간 12일(현지시간) 극명하게 다른 주택가의 모습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부유층 저택들은 사설 소방업체의 진화 활동 덕택에 피해를 입지 않고 온전하게 남아 있는 반면(왼쪽사진) 일반 주택은 화재로 인해 뼈대만 남은 채 완전히 파괴돼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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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형 산불에 따른 피해가 반복되자 사설 소방업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서부 해변의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이 지나간 뒤 극명하게 다른 모습으로 남은 모뉴먼트 스트리트 지역을 소개했다. 수백만달러 주택이 늘어서 있던 거리 한쪽은 잿더미와 잔해로 변했지만 다른 한편의 고급 상업시설은 거의 피해를 보지 않고 온전한 상태로 남았다는 것이다. 이는 사설 소방업체의 활약 때문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사설 소방업체는 전체 산불 진화를 우선순위에 두는 각 지방자치단체 소속 소방관들과 달리 고객이 지정하는 특정 건물을 보호하는 일을 임무로 삼는다. 이들은 현장에 출동하면 담당 건물에 산불이 옮겨붙지 않도록 나무 등 주변의 인화물질을 제거하고, 건물에 화염 방지제를 분사하는 작업 등을 맡는다. 특정 건물을 대상으로 이런 화재 방지 작업을 할 경우 이번에 LA를 덮친 대형 산불처럼 화재가 전 지역을 휩쓸더라도 피해를 받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사설 소방업체의 주요 고객은 고급 저택이나 상업시설을 소유한 부유층으로 전해졌다. 한 사설 소방업체에 따르면 2명의 민간 소방관과 소형 소방차를 고용하고 쓰는 데 드는 비용은 하루에 3000달러(약 480만원) 수준이라고 NYT는 전했다. 민간 소방관 20명과 소방차 4대로 구성된 팀을 고용하려면 하루에 1만달러(약 1470만원)까지 들 수 있다.

사설 소방업체가 대중에 처음 알려진 계기는 2018년 발생한 LA 산불이었다. 당시 킴 카다시안과 힙합 가수 카녜이 웨스트가 저택을 지키기 위해 사설 소방업체를 고용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미국 서부지역에서 매년 대형 산불이 반복되자 부유층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사설 소방업계도 호황을 맞았다. 전국산불방제협회(NWSA)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일하는 소방관 중 45%는 민간 소방관이다.

민간 소방업체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민간 소방업체 활동 탓에 공공 소화전의 물이 고갈되는 등 지자체 소속 소방관들의 업무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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