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명 중 5명 신원 미확인…확인 여부는 달라도 슬픔은 같아
일부 명단 누락에 유족 항의도…28명 시신 인계 준비
오열하는 유가족 |
(무안=연합뉴스) 강수환 이성민 기자 = "신원 확인 명단에 아직 우리 애 이름이 없대…."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제주항공 참사 유족들은 여전히 잃어버린 가족을 보지 못한 채 자칫 해를 넘기게 됐다.
이날 오전 8시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피해자 지원창구에는 추가 신원 확인자가 있는지 알아보려는 유족 10여명이 일찌감치 몰려들었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듯 수척한 얼굴로 애타게 가족의 이름을 외치며 신원 확인을 요청했다.
8살 딸을 잃은 유족은 애초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32명의 명단에서 아이의 이름이 누락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확인 명단, 미확인 명단 어디에도 아이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던 어머니는 울부짖었다.
이 유족은 "왜 자료 하나 똑바로 관리하지 못하느냐"고 항의하다 "마치 우리 아이가 아예 없던 사람이 된 것 같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신원 확인 여부는 갈렸지만, 유족의 슬픔은 한결같았다.
신원이 확인된 유족은 긴 한숨을 한숨을 내쉬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고, 확인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은 유족들은 눈물을 쏟아냈다.
눈물 흘리는 유가족 |
새로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의 유족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가슴을 부여잡은 채 시신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러 가려고 버스에 탑승했다.
아들을 잃은 중년 부부는 공항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우리 아들이 '엄마, 잘 갔다 올게요' 하고 태국 가더니 지금은 저렇게 찬 바닥에 누워 있다"고 흐느꼈다.
딸을 잃은 김모(67) 씨는 "원래였으면 딸과 사위, 손녀딸과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냈을 연말인데…"라며 몇 분간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김씨는 "아직 딸 얼굴밖에 확인하지 못했다"며 "가족들은 계속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지만, 딸이 저기 밖에 누워 있는데 조금이라도 가까이 있고 싶어서 하염없이 여기서 기다리는 것뿐"이라고 눈가에 고인 눈물을 떨궜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체 179명 희생자 가운데 5명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국토부 측은 가족들이 원한다면 오후부터 28명의 시신을 인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 찾은 유가족들 |
sw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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