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정몽규 전 회장. 신문선 교수. 허정무 전 감독 / 정몽규 선거캠프 및 OSEN DB. |
[OSEN=노진주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전 회장의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본 '경선 경쟁자' 허정무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정 전 회장은 궤변만 늘어놓았다"라고 비판했다.
허정무 전 감독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몽규 회장의 4선 출마 선언 이유는 논리에 맞지 않고, 축구협회 현실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궤변과 변명의 나열에 불과하다”라며 “(정 전 회장의) 4연임은 욕심”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 전 회장은 전날(1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포니정재단빌딩 1층 콘퍼런스홀에서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내려놓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지난 12년간 많은 분들과 같이 고민하며 대한민국 축구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4연임 도전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4가지를 약속했다. ▲과감한 개혁으로 축구협회 신뢰 회복 ▲한국 축구의 국제 경쟁력 향상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를 축구산업 발전을 위한 플랫폼으로 완성 ▲디비전 승장제 성공적 완성으로 축구 저변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번 선거는 정 전 회장, 신문선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 3자 대결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축구협회장 선거 후보 등록 기간은 오는 25일부터 27일이며 선거는 내년 1월 8일 치러진다. 당선자는 1월 22일 개최되는 정기총회에서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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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회장의 이번 연임 도전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축구협회는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시도, 위르겐 클린스만·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으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감사를 받았다. 지난 달 10일 문체부는 감사 최종 브리핑 당시 총 27건의 부당한 사항을 확인하고 정 회장 등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대한축구협회 내부에서도 정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노조는 2차례 성명을 통해 정 회장의 퇴진을 외쳤다.
그러나 이러한 비난을 뒤로한 채 정 전 회장은 '책임감'을 이유로 4연임 도전에 나선다. 사실상 중징계를 받아들이지 않겠단 입장이다.
그의 출마 기자회견을 지켜본 허 전 감독은 정 전 회장의 답에 궤변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허 전 감독은 “가장 경악하게 만든 것은 ‘인사 문제는 결과만 나와야 하지, 과정이 중계되어선 안된다’는 발언”이라며 “과정과 절차가 중요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과만 중요하다는 그릇된 생각을 가진 회장으로 인해 오늘날 대한민국 축구와 축구협회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중요한’ 발언이었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출마 기자회견 질의응답 시간 때 감독 선임 논란이 여전하단 지적에 정 전 회장이 “공식 절차를 지켰다”라면서 “과정보단 결과가 더 중요하다”라는 발언을 허 전 감독이 꼬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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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전 감독이 내세운 천안축구센터와 기존 파주NFC 투트랙을 공약을 들은 정 전 회장은 “집을 2개 갖고 있으면 좋겠지만, 관리비가 이중으로 든다"라고 예시를 들면서 "파주NFC는 25년이 지나 재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월세 살면서 가구를 바꾸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왕이면 내 집에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 아마도 재정적인 부분을 잘 모르고 (허 전 감독이) 하신 말씀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허 전 감독은 “정 전 회장은 파주NFC 활용 대해 의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월셋집에 투자라는 엉뚱한 말을 했다. 저의 주장은 결코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을 변경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축구종합센터는 대한민국 축구 미래를 위한 중심 센터로 당초 계약대로 충실히 완공할 것이다. 다만, 파주NFC의 경우 2002년 월드컵 성과와 이후 축구 발전의 역사를 만들어낸 전통을 살려 보존하고, 활용 가능한 부분을 지도자 교육이나 유소년 육성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자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허 전 감독은 “정 전 회장은 '얼마든지 후보자 공개토론에 임하겠다'는 약속만이라도 꼭 지켜야 한다”라면서 “공개토론은 저도 적극 환영한다. 빠른 시일 내 대한민국 축구발전을 위한 후보자들 간의 진지하고 심도 있는 공개토론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라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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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신문선 교수는 차기 KFA 회장 후보들 간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후보들의 비전과 철학, 축구협회 재정에 대한 안건,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설에 대한 현안 문제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감사 결과 등에 대한 입장 등 다양한 안건을 정해 후보들끼리 공개토론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한 바 있다.
허 전 감독은 "토론에 응하겠다"고 신 교수가 제안한 날 이미 즉시 답했다. 여기에 정 전 회장 역시 적극 참여하겠단 입장을 출마 기자회견에서 내비쳤다.
/jinju217@osen.co.kr
[사진] 정몽규. 허정무. 신문선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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