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뒤 윤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임재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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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찬물을 끼얹은 듯 침묵이 흘렀던 ‘광화문 보수 집회’ 쪽은 다시 윤 대통령 지지자 결집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주최 쪽은 “대통령실이 담화 영상을 방송사보다 광화문에 먼저 보내줬다”는 ‘가짜 뉴스’를 퍼트리기도 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자유통일당·전국안보시민단체총연합 등 보수 성향 단체들이 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분위기는 탄핵안이 가결된 오후 5시 이후 급격히 침울해졌다. 실망한 집회 참가자들은 양손에 흔들던 태극기와 성조기도 툭 떨구고 얼이 나간 표정을 짓다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는 “탄핵 가결은 무효다” “탄핵 표결은 부정선거”라는 주장을 하다가 “윤 대통령이 다음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가짜 뉴스’까지 살포하며 지지자 결집에 몰두했다. 주최 쪽은 이날 저녁 6시20분께 윤 대통령의 담화 영상을 재생했는데, 이때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는 “대통령실이 방송사보다 광화문에 먼저 영상을 보내줬다” “박근혜 대통령은 영상을 보내주지 않았는데 윤 대통령은 보내줬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이 광화문 보수 집회를 특별 대우하고 있다는 듯 선동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대국본 홍보실은 “대통령실에서 따로 보내준 것은 아니고 릴리스(공개)됐을 때 현장에서 영상을 틀었다”고 해명했다.
보수 집회 쪽은 윤 대통령의 이번 담화를 지지자를 향한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신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태극기를 처음 들고 나왔다. 밀리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이렇게 메시지를 내줬으면 더 힘낼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며 “윤석열은 다르다. 싸우는 사람, 투사다. 여론을 바꾸기 위해서는 광장에 나와야 한다. 다음주 토요일에 더 많이 나와 애국 세력의 모습을 보여주자”고 했다.
윤 대통령의 담화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 지지자들은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며 박수를 보냈다. 영상 속 윤 대통령이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을 때 환호성이 터지며 힘을 받는 듯했다. 이날 광화문 일대에 모인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는 경찰 비공식 추산 3만8천명, 주최 쪽 추산 100만명이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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