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발표에 함성·기립박수
여의도 모인 시민 "정의로운 결과 나와 기뻐"
가족 단위 참가자 많아…경찰 추산 21만명 모여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 헌정 세상 세 번째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본회의서 통과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국민들이 만들어낸 민주주의 결과라고 평가하며 자축했다.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2차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과 여의도 일대에는 시민들의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앞서 제419회 국회 제4차 본회의에서는 오후 16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됐다. 국회법에 따라 무기명으로 이뤄진 표결에서 재석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 탄핵안이 최종 가결됐다.
여의도공원에 앉아서 기다리던 시민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탄핵안 가결을 선포하자마자 일어나 부둥켜 안고 기뻐했다.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시민들은 만세를 부르고 "윤석열 퇴진", "국민이 승리" 구호를 외쳤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등의 K팝 가요를 부르며 춤을 추며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서채아(27·취준생·인천)씨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만들어낸 민주주의니까 앞으로도 잘 지켜나가고 살기좋은 대한민국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직장인인 유광호(43·서울)씨는 "지난주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오늘 가결될 것 같아 여의도로 나왔다"며 "탄핵안이 가결돼 너무 기쁘고 정의로운 결과가 나온 것 같아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민정(30·직장인·성남)씨는 "오늘 가결은 헌법에 맞지 않는 계엄이라든지 부당한 처사가 나올 때 국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걸 시사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가족들과 함께 자리한 어린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인 박승연(10·서울 중랑구) 군은 지난 3일 비상 계엄 이후 정치에 관심을 갖게돼 부모님을 직접 이끌고 나왔다. 박 군은 "당연히 가결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탄핵안이 통과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두 딸과 아내와 함께 집회에 참여한 권재현(52·서울 광진구)씨는 "지난주 탄핵이 부결돼 집회에 나왔는데 가결돼 기쁘다"고 말했다. 권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촛불집회 당시 사용했던 응원봉을 갖고 나왔다. 권 씨의 딸인 권지우(12)양은 "지하철을 타고 오는게 힘들었는데 탄핵안이 가결돼 좋고 지금 분위기도 너무 신난다"고 기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도 "역사적인 순간을 가족들과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아 조카와 딸과 같이 나왔다"며 "지난 1980년대 광주 민주화 운동부터 이어온 승리가 오늘의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여의도 집회에는 오후 4시 3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20만8000명이 모였다. 주최 측인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200만명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무총리 권한대행을 맡는다. 헌법재판소는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광미 기자·김은서·김인규·김지영·방예준·이지환 수습기자 kgm1@economi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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